내년 반도체 성과급만 60조~70조원으로 올해의 약 6배가 풀릴 전망이라 신차 수요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노동패널 분석으로는 일시소득이 100만원 늘 때 소비는 11만원가량만 늘어, 성과급 전액을 차값으로 보는 건 무리다. 취득세·보험·유지비를 더한 총소유비용으로 예산 상한을 먼저 정하고, 고금리 부채가 있다면 계약금보다 그 상환이 앞선다.

내년에 풀릴 성과급 규모부터 보면 분위기가 짐작된다. 아시아투데이가 전한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내년 기업 성과급은 약 60조~70조원으로, 올해(10조9000억원)의 여섯 배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에 줄 성과급만 약 60조원으로 추정된다.
돈이 들어오면 큰 소비가 당긴다. 그런데 같은 분석에서 한국노동패널 추정을 보면, 일시소득이 100만원 늘 때 실제 소비는 11만원가량 느는 데 그친다. 사람들은 보너스 대부분을 쓰지 않고 남긴다는 뜻이다. 성과급이 통장에 찍혔다고 그 금액이 곧 '차에 쓸 수 있는 돈'은 아니라는 신호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Luke Miller
예산을 잡을 때 가장 흔한 실수는 차량 가격표만 보는 것이다. 실제로 지갑에서 나가는 돈은 그보다 넓다.
사는 순간부터 세금과 부대비용이 붙는다. 비영업용 승용차 취득세는 차값의 약 7%여서, 3,000만원짜리 차라면 200만원 안팎이 더 든다. 전기차는 취득세를 최대 140만원까지 감면해주는 제도가 2026년까지 적용되지만, 하이브리드 감면은 축소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지역개발채권 매입 같은 항목도 더해진다. 정확한 금액은 지자체마다 다르니 위택스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보유하는 동안 드는 돈은 더 꾸준하다. 보험료(특히 사고 이력이 없는 첫해에도 운전 경력이 짧으면 부담이 크다), 자동차세, 연료비나 충전요금, 정비·소모품이 매년 나간다. 눈에 안 보이지만 가장 큰 비용은 감가상각이다. 신차는 출고 직후 값이 가파르게 떨어지므로, 몇 년 뒤 되팔 때의 손실까지 더해야 진짜 총소유비용이 나온다. 예산은 이 순서로 잡는 게 좋다. 먼저 보험·유지비 같은 월 고정비가 월 소득에서 감당 가능한 선을 넘지 않게 정하고, 그 안에서 차값과 취득 부대비용의 상한을 역산한다.
성과급을 어디에 넣을지도 차값만큼 중요하다. 선택지마다 효과가 다르다.
| 쓰임새 | 효과 | 적합한 경우 |
|---|---|---|
| 계약금에 집중 | 할부 원금·이자 총액 감소 | 다른 고금리 부채가 없을 때 |
| 할부 원금 상환 | 월 부담·총이자 축소 | 이미 차 할부가 있을 때 |
| 고금리 부채 먼저 | 가장 확실한 '수익률' | 카드·신용대출 등이 있을 때 |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금리다. 차 할부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내는 빚이 있다면, 새 차 계약금보다 그 빚을 줄이는 쪽이 대개 이득이다. 카드 할부나 신용대출을 먼저 갚으면 그 금리만큼이 확정 수익처럼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채 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96.1%에 달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성과급의 일부를 부채 정리에 쓰는 선택이 특히 그렇다. 성과급 전액을 계약금으로 밀어넣기보다, 비상금 몇 달치를 남기고 나머지를 나누는 편이 현실적이다.
성과급 시즌에는 판매 프로모션도 몰린다. 분위기에 떠밀려 서명하기 전에 아래를 짚어보면 후회를 줄일 수 있다.
성과급은 한 해 한 번 들어오는 목돈이다. 그만큼 한 번의 결정이 몇 년치 고정비를 좌우한다. 차값 흥정보다 총소유비용 계산에 시간을 더 쓰는 편이, 결국 더 큰 돈을 아끼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