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제주에 강풍주의보와 많은 비가 예보되면서 렌터카를 예약한 여행자의 고민이 커졌다. 태풍이라고 취소가 자동으로 무료는 아니며, 강풍·침수 사고 때 자차보험이 어디까지 보장하는지도 상품마다 달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업체 약관의 천재지변 취소 기준과 자기부담금·보장 범위, 항공 결항 여부를 따져 일정을 유지할지 연기할지 판단하는 것이 좋다.

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제주에는 강풍주의보와 함께 많은 비가 예보됐다. 해안에는 초속 20m가 넘는 돌풍, 바다에는 최고 6m의 높은 물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렌터카를 예약해 둔 여행자라면 취소 버튼부터 누르고 싶겠지만, 그 전에 확인할 게 있다.
첫째는 취소·변경 수수료 기준이다. 태풍이라고 취소가 자동으로 무료가 되지는 않는다. 예약한 업체 약관에서 불가항력이나 천재지변 조항, 그리고 항공편 결항·기상특보 때의 취소·환불 기준을 찾아봐야 한다. 많은 경우 날짜를 미루는 변경이 전액 취소보다 수수료 부담이 적다. 항공편 결항이 공식 확정되면 그 자체가 취소·환불의 근거가 되므로, 항공 일정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둘째는 기상 악화 시 운행 제한이다. 특보가 걸리면 일부 업체는 차량 인도를 늦추거나 특정 지역 운행을 제한하기도 한다. 예약 시간이 특보와 겹친다면 미리 문의해 두는 편이 낫다.

Nguyễn Hoàng Văn
운전을 강행하기로 했다면 자차보험의 보장 범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자차보험이 있어도 수리비 전액이 공짜가 되는 건 아니다. 약속된 면책금, 즉 자기부담금까지는 운전자가 부담하는 구조이고, 이른바 완전자차라도 상품마다 예외 조항이 다르다.
태풍 상황에서 특히 갈리는 지점이 있다. 강풍에 날아든 낙하물이나 침수로 생긴 손해가 자차로 보장되는지는 상품마다 다르므로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 또 출입이 통제된 구간이나 물에 잠긴 도로에 들어가 생긴 사고는 보상에서 빠질 수 있다. 위험을 알고도 진입한 경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올해 9월부터 자동차 대여약관 기재 등에 관한 규칙을 시행해 자기부담금과 면책금, 보장 범위를 계약서에 명확히 적도록 했다. 불투명한 면책금 청구와 현장 추가요금 전가를 줄이려는 취지다. 그만큼 계약서에서 자기부담금 액수와 보장 범위를 직접 확인하기가 전보다 수월해졌다.
덜 알려진 항목으로 휴차료도 있다. 사고로 차를 고치는 동안 업체가 영업 손실을 메우려 청구하는 비용인데, 수리 기간이 길어지면 자기부담금과 별개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태풍철에는 사고가 몰려 수리도 밀리기 쉽다. 제주 규칙은 이 휴차료 기준도 계약서에 적도록 했으니, 자기부담금만 보지 말고 휴차료 산정 방식까지 함께 확인해 두는 게 좋다.
마지막은 결정이다. 세 갈래로 나눠 보면 명확하다.
항공편 결항이 확정됐거나 강풍·풍랑 특보가 발효 중이라면 취소·변경의 근거가 분명하다. 업체에 문의해 수수료 면제 여부를 문서로 받아 두고 일정을 미루는 편이 안전하다.
특보 없이 비만 예보된 수준이라면 일정 자체는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와이퍼로도 앞이 잘 안 보일 만큼 비가 쏟아질 땐 무리해서 운전하지 말고, 해안도로나 오름·산간 도로처럼 바람에 노출된 구간은 피하는 게 좋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땐 기준을 하나로 두자. 취소 수수료로 잃는 돈보다, 통제 구역 진입이나 침수로 보상조차 못 받을 위험이 더 크다. 아끼려다 더 크게 잃는 쪽을 피하는 것이 태풍철 렌터카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