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용 택시가 보행자를 치면 치료비와 위자료는 운전자 개인이 아니라 택시가 가입한 공제조합이나 자동차보험에서 실제 손해를 기준으로 지급된다. 다만 공제조합은 과실상계와 낮은 첫 제시액으로 보상을 줄이려는 경우가 있어, 합의서에 서명하는 순간 추가 청구가 막힐 수 있다. 피해자는 블랙박스와 CCTV, 교통사고 사실확인원부터 확보하고 향후치료비와 후유장해가 반영됐는지 따진 뒤 합의해야 한다.

택시가 인도로 돌진해 사람을 쳤을 때, 피해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걱정은 '저 운전자가 돈이 있을까'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업용 택시 사고의 치료비와 위자료는 운전자 개인이 아니라 택시가 든 공제조합이나 자동차보험에서 나온다. 받을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얼마를 어떤 항목으로 받느냐가 진짜 문제다.

Th2city Santana
10월 9일 밤 9시쯤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정문 인근에서 택시가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했다. 길을 걷던 40대 부부가 변을 당했다. 남편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아내는 머리를 다쳐 이송됐다. 70대 운전자는 경찰에서 졸음운전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보행자는 아무 잘못 없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과실 다툼에서 유리하지만, 보상 절차는 따로 챙겨야 한다.
버스나 택시 같은 영업용 차량은 일반 자동차보험 대신 운송사업자들이 만든 공제조합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나면 피해자는 운전자나 회사가 아니라 이 공제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공제조합은 보험회사와 같은 역할을 하며, 정해진 금액이 아니라 실제 발생한 손해 전부가 청구 대상이 된다.
보상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치료비 전액, 다쳐서 일하지 못한 기간의 소득인 일실수입, 앞으로 들어갈 향후치료비, 그리고 위자료다. 부상 정도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이 정한 1급부터 14급까지의 상해 등급으로 나뉘고, 등급에 따라 배상 한도가 달라진다. 사망 사고라면 유족에게 위자료와 상실수익액 등이 지급된다.
보상액은 사고 직후 며칠에 상당 부분 좌우된다.
공제조합은 손해를 줄이려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 과실상계를 내세워 보상금을 깎거나,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낮은 금액으로 빠른 합의를 권하는 경우가 그렇다. 한번 합의서에 서명하면 이후 생긴 추가 치료비나 수술비는 청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세 가지를 확인한 뒤 서명해야 한다. 첫째, 치료가 충분히 끝났는지, 후유장해가 남을 가능성은 없는지다. 둘째, 제시된 금액에 향후치료비와 위자료가 제대로 반영됐는지다. 셋째, 형사 합의와 민사 손해배상은 별개라는 점이다. 운전자가 형사 처벌을 줄이려 내민 합의금을 민사 배상 전부로 오해해선 안 된다. 금액이 큰 사망·중상 사고라면 서명 전에 손해배상 전문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