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산된 승용차는 한미 FTA에 따라 2016년부터 수입 관세가 0%여서, 이번 한미 관세 합의가 미국산 차 가격을 직접 낮추는 구조가 아니다. 합의의 핵심은 한국차의 미국 수출 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는 반대 방향이며, 미국 브랜드라도 멕시코·독일 생산이면 기본 관세가 붙는다. 계약 전에는 브랜드가 아니라 실제 생산지와 세금 내역, 환율·출고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한미 관세 합의 뉴스가 쏟아지지만, 한국에서 미국산 차를 살 때 가격을 좌우하는 건 합의 그 자체가 아니다. 미국에서 생산된 승용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이미 수입 관세가 0%다. 2012년 FTA 발효로 8%였던 관세가 4%로 내렸고, 2016년에 완전히 사라졌다.
함정은 브랜드와 생산지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포드나 GM 같은 미국 브랜드라도 멕시코나 독일 공장에서 만든 모델이면 미국산이 아니다. 이때는 FTA 0%가 아니라 기본 관세가 붙는다. 확인할 것은 브랜드 국적이 아니라 그 차의 실제 생산지다.
| 생산지 | 예시 | 수입 관세 |
|---|---|---|
| 미국 | 미국 공장 생산 모델 | 0% (한미 FTA) |
| 멕시코 등 비FTA | 미국 브랜드라도 해당 | 8% (기본) |
| EU | 독일 등에서 생산 | 0% (한-EU FTA) |

Gustavo Fring
2025년 10월 경주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한미 관세 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 차가 미국으로 수출될 때의 조건이 주된 내용이지, 미국 차가 한국에 들어올 때의 관세를 새로 바꾸는 합의가 아니다.
한국이 미국산 승용차에 매기는 관세는 앞서 본 대로 2016년에 이미 0%가 됐다. 그래서 "이번 합의로 미국차가 싸진다"는 기대는 방향이 어긋나 있다. 미국산 차의 한국 판매가격을 이번 합의가 직접 끌어내리는 구조는 아니다.
관세가 0%여도 최종 가격에는 다른 요소가 붙는다. 국내 세금과 환율, 그리고 브랜드의 가격 정책이다.
세금은 단계로 쌓인다. 수입가격을 기준으로 관세가 매겨지고, 그 위에 자동차 개별소비세(기본 5%), 개별소비세의 30%인 교육세, 마지막으로 부가가치세 10%가 차례로 붙는다. 관세가 0%라는 건 이 계산의 출발점이 낮아진다는 뜻이라, 뒤따르는 세금 부담도 그만큼 줄어든다.
변동성이 큰 건 환율이다. 달러가 오르면 같은 모델이라도 국내 판매가가 올라갈 수 있다. 세금 구조는 고정돼 있어도, 환율과 브랜드의 가격 조정이 체감 가격을 흔든다.
이번 합의는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와 관세율 15% 상한을 맞바꾼 구조다. 그런데 2026년 10월 현재, 알래스카 LNG 개발과 원전 건설 같은 항목은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 절차를 전제로 한 검토 착수 단계"로 확정된 사업이 아니다. 백악관은 이를 확정된 투자처럼 발표했지만 한국 정부는 선을 그었다.
이 온도 차가 남아 있는 한 통상 환경에는 불확실성이 따른다. 자동차 관세에 직접 작용하는 건 아니지만, 협상 분위기와 환율을 통해 수입차 가격에 간접적으로 번질 수 있다. 지금 좋아 보이는 조건이 출고 시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이다.
결국 지갑을 가르는 건 '미국 브랜드'라는 라벨이 아니라, 어디서 만들어 어떤 세금이 붙는 차인지다. 합의 뉴스에 휩쓸리기보다 계약서의 원산지 항목과 세금 내역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실속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