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가 몰리는 행사일 밤 특정 역은 열차가 서지 않고 통과하는데, 이는 역장이 관제와 협의해 승객 안전을 이유로 내리는 조치다. 무정차는 역 하나만 건너뛰는 것이라 열차 자체는 다니므로 인접역·심야버스·택시·대리운전 중 무엇이 빠르고 싼지는 상황마다 다르다. 행사 전에 막차 시각과 인접역 위치, 심야버스 노선, 택시 할증 시간대를 미리 확인해두면 순서대로 침착하게 고를 수 있다.
내가 내리려던 역을 열차가 그냥 지나칠 때, 지하철이 끊긴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무정차 통과는 열차 운행을 멈추는 조치가 아니라, 특정 역에 사람이 너무 몰릴 때 그 역만 정차하지 않고 통과시키는 것이다. 열차는 계속 다닌다.
결정은 현장에서 내려진다. 서울교통공사 관제업무내규와 역업무 운영예규는 승객 폭주나 이례적인 상황으로 안전이 우려될 때, 역장이 종합관제센터에 보고하거나 협의해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시킬 수 있도록 규정한다. 행정안전부의 다중운집인파사고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에도 제시된 대응 방안으로, 올해 광화문 일대 대형 공연 때도 쓰였다.
기준 수치는 생각만큼 공개돼 있지 않다. 혼잡도가 170%를 넘으면 탑승을 통제하고 혼잡 구간을 통과시킨다는 보도가 있지만 이는 몇 해 전 자료라 현행 기준인지는 분명치 않다. 국토교통부는 혼잡도가 심각 단계일 때 운영기관이 무정차 통과를 반드시 검토하도록 매뉴얼을 고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지금은 현장 역장의 판단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는 뜻이다. 핼러윈 밤 홍대·이태원 일대에 16만 명이 몰렸을 때 6호선 이태원역 막차가 무정차 통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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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첫 번째로 따져볼 선택지는 인접역이다. 무정차된 역에서 한두 정거장 떨어진 역까지 걸어가 거기서 타면, 추가 요금 없이 원래 가려던 노선을 그대로 쓸 수 있다. 도보 10분 안팎이면 닿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함정이다. 통과된 역의 이용객이 인접역으로 몰리면 그 역도 금세 붐빈다.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역으로만 향할 때, 반대 방향이나 두 정거장 떨어진 역을 노리면 오히려 덜 붐빈다.
걷기 어렵거나 노선이 끊겼다면 지상 교통으로 넘어간다. 세 선택지는 비용 차이가 분명하다.
| 수단 | 심야 비용 | 소요·변수 |
|---|---|---|
| 인접역 도보 | 추가 요금 없음 | 도보 10분 안팎, 인접역도 붐빌 수 있음 |
| 심야버스 | 가장 저렴 | 노선·배차 제한, 정류장까지 이동 |
| 택시 | 기본 5,800~6,700원+할증 | 호출 경쟁 심함, 앱 호출료 별도 |
| 대리운전 | 거리별·심야 가산 | 차를 몰고 온 경우만 |
택시는 밤 시간대에 가장 비싸진다. 서울 중형택시 주간 기본요금은 1.6km까지 4,800원이지만, 심야에는 기본요금부터 다르다. 22~23시와 02~04시는 5,800원, 23~02시 구간은 6,700원에서 시작한다. 할증도 이 23~02시 구간이 40%로 가장 높다. 행사 인파가 쏟아져 나오는 자정 전후가 하필 가장 비싼 시간대와 겹친다. 고급택시는 수요에 따라 요금이 최대 네 배까지 뛰는 탄력요금이 붙고, 앱 호출료는 별도다.
심야버스는 반대쪽 끝에 있다.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와 비슷해 가장 저렴하지만, 노선과 배차 간격이 제한적이라 내 목적지를 지나는 노선이 있는지 미리 봐둬야 한다. 차를 몰고 나왔다면 대리운전이 선택지에 들어오는데, 행사일 밤은 호출이 몰려 대기가 길고 요금도 평소보다 오른다.
귀가 수단은 인파 속에서 즉흥적으로 고를 일이 아니다. 나오기 전에 몇 가지를 정해두면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무정차 통과는 사람을 가두려는 조치가 아니라 승강장이 포화 상태일 때 안전을 위해 잠시 역을 비우는 장치다. 열차가 다시 설 때까지 몇 분을 어떻게 쓰느냐가 귀가 시간을 가른다. 가장 싸게 가려면 인접역, 가장 확실히 앉아 가려면 택시, 둘 사이에서 노선이 맞으면 심야버스. 이 순서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인파에 밀려 비싼 선택을 떠안을 일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