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렌터카 피해의 상당수는 반납 과정에서 기존 손상의 책임을 이용자에게 떠넘기는 분쟁이다. 차를 받는 5분 동안 외관·실내·장비·경고등을 사진과 점검표로 남겨 두면 책임 소재를 가릴 근거가 된다. 이상을 발견하면 반드시 업체에 알려 점검표에 기재하고, 면책금 조항과 자기차량손해보험 가입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렌터카 수리비 분쟁은 대부분 하나의 구조에서 나온다. 반납할 때 업체가 차에 난 흠집을 가리키며 "이용 중에 생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용자는 "받을 때부터 있었다"고 반박하는 식이다. 증거가 없으면 이 말싸움은 이용자가 불리하다.
한국소비자원이 2026년 7월 내놓은 피해 주의보를 보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렌터카 피해는 1,438건이고, 이 가운데 수리비·면책금·휴차료를 과도하게 청구한 사고 관련 피해가 18.8%(270건), 반납 절차를 문제 삼은 피해가 13.5%(194건)였다. 소비자원은 차를 받을 때 외관과 기능을 점검해 기록으로 남기라고 권한다. 방어 수단은 결국 인수 시점의 기록 하나뿐이다. 차를 받는 5분이 반납할 때의 몇십만 원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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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열쇠를 받자마자 할 일은 차 한 바퀴를 도는 것이다. 가능하면 업체 직원과 함께 돈다. 소비자원 조정관도 빌리기 전 업체와 함께 외관을 살펴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발견한 손상은 사진과 짧은 영상으로 남기되, 촬영 시각이 함께 기록되게 찍는다. 인수 사진 원본을 보관했다가 반납 사진과 같은 위치끼리 맞춰 비교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미 점검표에 표시돼 있는 손상도 사진으로 다시 확인해 둔다.
외관만 보고 운전석에 앉으면 절반만 한 것이다. 실내 손상이나 비품 분실도 반납 때 비용으로 돌아온다.
특히 트렁크의 비상 장비는 없어졌을 때 변상 대상이 되기 쉬운데, 평소엔 열어볼 일이 없어 놓치기 쉽다. 받을 때 한 번 열어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마지막은 실제로 굴러가는 상태다. 시동을 걸면 계기판에 여러 경고등이 잠깐 들어왔다 꺼진다. 엔진·타이어공기압·배터리 경고등이 꺼지지 않고 남아 있으면 그대로 받지 말고 업체에 알린다.
전기차라면 시동 대신 전원을 켜고 충전 잔량과 완속·급속 케이블 동봉 여부를 함께 본다.
점검의 목적은 흠을 잡는 게 아니라 증거를 만드는 것이다. 손상이나 이상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업체에 알리고, 인수 점검표에 직접 적어 직원 확인을 받는다. 영국의 한 보험사 조사에서는 차를 꼼꼼히 확인하는 운전자가 약 3분의 1에 그쳤는데, 서명되지 않은 점검표가 나중에 분쟁의 빌미가 된다.
계약서도 받을 때 한 번 더 본다. 면책금과 자기차량손해보험은 다른 제도다. 자차보험에 들지 않으면 사고가 났을 때 업체가 수리비 전액을 청구할 수 있으니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면책금 조항이 있다면 한도와 제외 항목을 미리 읽어 둔다. 분쟁이 커지면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지만, 그때도 결국 인수 시점의 사진과 점검표가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