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감독형 FSD를 포함해 국내에서 파는 자율주행 옵션은 명칭과 무관하게 법적으로 레벨2 수준의 운전자보조이며, 서울중앙지법도 FSD 환불 소송에서 상품 이름이 아니라 계약상 제공 기능을 기준으로 판단해 차주 패소로 결론 냈다. '완전자율주행'을 사도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제어권을 쥐어야 하며, 사고 책임 역시 운전자에게 있다. 옵션값을 내기 전 내 차의 하드웨어와 생산지에서 지금 실제로 작동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자주 다니는 길에서 쓸모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지금 국내에서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자율주행 옵션은, 이름이 무엇이든 법적으로는 레벨2 수준의 운전자보조다. 운전자가 전방을 계속 보고 핸들에 손을 얹은 채 언제든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가 나면 책임도 운전자에게 간다.
이 구분은 최근 법원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은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을 샀지만 제대로 쓸 수 없었다며 대금 반환을 요구한 차주들의 소송에서 차주 측 패소로 판단했다. 2026년 10월 29일 보도된 내용이다. 법원은 상품 이름이 아니라 계약서에 적힌 제공 기능의 범위를 기준으로 봤고, 차선 유지와 앞차 거리 조절, 자동 주차 같은 기능이 이미 제공됐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 소송은 2024년 12월에 제기됐다.
핵심은 명칭이 기능을 보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고의 단어가 아니라 계약과 실제 작동을 봐야 한다.

Abdullah Öğük
테슬라는 2025년 11월 한국에 FSD를 배포했다.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다. 다만 공식 명칭부터 '감독형 FSD'다. 감독형이라는 말 그대로, 시스템이 차선 변경과 차로 유지, 가속·감속을 처리하되 운전자의 감시가 전제된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의 국내 법적 지위는 레벨2+ 운전자보조다.
가격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부가세 포함 904만 3천 원 일시불이었지만, 2026년 8월부터 월 15만 원 구독제로 바뀌었다. 신차와 함께 큰돈을 한 번에 묶는 방식에서, 매달 내는 구조로 전환된 셈이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더 있다. 지원 차량이 미국산 하드웨어 4.0(HW4) 차량으로 한정돼, 국내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차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국내 판매분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 생산 모델3·모델Y는 아직 대상이 아니다. 옵션을 결제해도 내 차에서 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자율주행'이라는 말 아래 기능 구성은 제각각이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주요 옵션을 정리하면 이렇다.
| 옵션 | 주요 기능 | 국내 법적 수준 |
|---|---|---|
| 테슬라 오토파일럿 | 고속도로 차선 유지, 속도·거리 조절 | 레벨2 운전자보조 |
| 테슬라 감독형 FSD | 도심 주행, 신호 인식, 자동 차선 변경 | 레벨2+ 운전자보조 |
| 현대·기아 HDA2 | 고속도로 차로 유지·거리 조절, 방향지시등으로 차선 변경 | 레벨2 운전자보조 |
현대차 공식 설명서를 보면 기본 HDA는 앞차와의 거리와 설정 속도를 유지하며 차로 중앙을 따라 주행하도록 돕는다. 작동하는 길은 고속도로와 도시고속도로, 자동차 전용도로의 본선이고 분기선에서는 꺼진다. HDA2는 여기에 방향지시등 조작만으로 차선을 바꾸는 기능이 더해진다.
표에서 보이듯 기능의 폭은 FSD가 넓다. 하지만 세 옵션 모두 운전자가 책임을 지는 레벨2라는 점은 같다. 레벨3급으로 올라서는 현대·기아의 고속도로 자율주행(HDP)은 2027년 양산 적용이 목표고, 정부도 2027년을 자율주행 상용화 원년으로 잡고 있다. 지금 사는 옵션은 아직 그 이전 단계다.
값을 매기는 기준은 '이름이 얼마나 거창한가'가 아니라 '내가 자주 가는 길에서 실제로 작동하는가'다.
출퇴근이 고속도로 위주라면 차로 유지와 거리 조절만으로도 피로가 크게 준다. 이 경우 오토파일럿이나 HDA급 기능의 값어치가 분명하다. 반대로 주행 대부분이 복잡한 도심 골목이라면, 도심 기능이 있어도 운전자가 계속 개입해야 해서 체감 효용이 떨어질 수 있다.
구독제라는 점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월 15만 원이면 1년에 180만 원이다. 몇 년을 쓸지, 그 기간에 기능이 얼마나 확장될지 불확실하다면, 일단 짧게 구독해 길에서 써본 뒤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기능이 더 열릴 거라는 전망은 전망일 뿐, 특정 시점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판매점에서 서명하기 전, 다음을 확인하면 '이름값'에 끌려가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첫째, 내 차의 하드웨어 버전과 생산지에서 이 옵션이 지금 작동하는지 묻는다. "앞으로 지원 예정"과 "지금 작동"은 다르다.
둘째, 계약서나 사양표에 실제 제공 기능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본다. 법원도 이름이 아니라 이 문구를 봤다.
셋째, 자주 다니는 도로에서 어떤 기능이 켜지고 꺼지는지 확인한다. 분기선, 도심, 악천후처럼 꺼지는 조건을 알아야 한다.
넷째, 일시불인지 구독인지, 중고로 팔 때 옵션이 함께 넘어가는지 따진다. 지불 구조가 총비용을 좌우한다.
자율주행은 분명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다만 오늘 결제하는 것은 미래의 완전자율주행이 아니라, 지금 내 차에서 켜지는 레벨2 보조 기능이다. 그 간극을 알고 값을 매기면 후회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