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국내 주유소 가격은 2~3주 시차를 두고 반영돼 아직 하락세를 보인다. 가솔린은 유가 충격에 가장 민감하고 전기차는 가장 둔감하며, 하이브리드와 디젤은 주행거리가 길수록 연비 이점이 커진다. 연간 주행거리와 충전 환경을 기준으로, 짧게 타고 충전기가 없으면 가솔린, 길게 타고 충전 환경이 있으면 전기차를 먼저 검토할 만하다.
국제유가는 지금 다시 오르고 있다. 두바이유는 10월 셋째 주 배럴당 110달러대로 전주보다 올랐고, 브렌트유는 10월 25일 장중 116달러를 넘어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있다. 이란 해협 당국은 10월 27일 한국 선사 장금상선의 모든 선박에 법적 조치를 예고했고, 통항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목한 선박 명단은 8월 45척에서 10월 120척 넘게 늘었다. 호르무즈는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약 4분의 1이 지나는 길목이라, 이 통로가 흔들릴 때마다 유가가 출렁인다.
그런데 국내 주유소 가격은 아직 내림세다. 10월 셋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은 리터당 1857원, 경유는 1842원으로 23주 연속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까지 반영되는 데 보통 2~3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지금의 국제유가 상승은 앞으로의 주유비에 대한 예고에 가깝다. 신차 연료를 고르는 입장이라면 '오늘 싼 기름값'이 아니라 '앞으로 수년간 겪을 유가 변동'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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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오를 때 지갑이 받는 충격은 연료 방식에 따라 크게 갈린다.
가솔린차는 유가에 가장 직접 노출된다. 휘발유값이 10% 오르면 연료비도 대체로 그만큼 늘어난다. 디젤차는 경유를 쓰고 연비가 높아 같은 거리라면 연료비 자체가 낮지만, 경유 가격 변동에는 똑같이 노출된다.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높은 만큼 유가가 올라도 연료비 증가 폭이 작다. 전기차는 결이 다르다. 충전 요금이 국제유가에 곧바로 연동되지 않아 유가 충격에는 가장 둔감하고, 대신 전기요금과 충전 인프라에 좌우된다.
주행거리를 넣으면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한 비교에서는 연 1만5000km 기준 연료비를 휘발유 약 213만원, 경유 약 161만원으로 추산했다(휘발유 1700원·경유 1500원 가정). 수치는 유가와 연비 가정에 따라 달라지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많이 탈수록 연비 높은 방식의 이점이 커진다.
| 연료 방식 | 유가 상승 충격 | 유리해지는 조건 |
|---|---|---|
| 가솔린 | 큼 | 연 1만km 안팎, 단거리 위주 |
| 하이브리드 | 중간 | 시내 주행 많고 연 1.5만km 이상 |
| 디젤 | 중간 | 고속·장거리 위주, 연 2만km 이상 |
| 전기차 | 작음 | 집·직장 충전 가능, 주행 많음 |
유가 불안은 선택의 한 변수일 뿐이고, 더 크게 가르는 건 본인의 주행 습관이다.
연 1만km 안팎으로 적게 타고 주로 단거리라면, 구매가가 낮은 가솔린이 총비용에서 유리할 때가 많다. 하이브리드의 연비로 구매가 차이, 즉 동급 대비 200만~400만원가량을 메우려면 꽤 긴 주행거리가 쌓여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연 2만km 이상 타거나 출퇴근 거리가 길면 하이브리드나 디젤이, 가다 서다가 잦은 시내 주행 위주라면 하이브리드가 앞선다. 전기차는 집이나 직장에 충전기를 둘 수 있을 때 연료비 이점이 가장 크고, 충전 환경이 없으면 그 장점의 상당 부분이 사라진다.
정리하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짧게 타고 충전기가 없으면 가솔린, 길게 타고 충전 환경이 있으면 전기차, 그 사이라면 하이브리드가 무난하다. 유가가 불안할수록 이 계산에서 연비와 유가 둔감성의 비중을 조금 더 높여 잡는 편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