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2차 사고의 치사율은 절반을 넘어 일반 사고의 여러 배에 달하며, 사고·고장 뒤 차 안이나 갓길에 그대로 있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한국도로공사는 비상등을 켜고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한 다음 신고하는 순서를 강조한다. 안전삼각대를 세우는 일보다 대피가 먼저이며,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차는 1588-2504로 무료 견인을 요청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사고나 고장이 나면 본능적으로 차 안에 앉아 도움을 기다리게 된다. 문제는 그 자리가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점이다.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멈춘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는 2차 사고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집계를 보면 고속도로 2차 사고의 치사율은 50%를 넘는다. 사고가 났다 하면 절반 이상이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뜻이고, 일반 고속도로 사고보다 대여섯 배 높은 수준이다. 정체가 풀리며 속도가 붙는 구간에서는 이 위험이 특히 커진다.

Lucas Pezeta
순서를 헷갈리면 안 된다. 차가 이상하면 가장 먼저 비상등을 켠다. 뒤차에 위험을 알리는 가장 빠른 신호다. 차가 움직일 수 있으면 그 상태로 갓길이나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까지 옮긴다.
안전삼각대는 그다음이다. 도로교통법은 고장·사고 차량에 삼각대 설치를 요구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도로공사도 삼각대를 세우려다 목숨을 잃는 사고를 막기 위해 신속한 대피를 먼저 권한다. 삼각대는 사람이 모두 안전한 곳으로 빠진 뒤, 여건이 될 때 세우면 된다. 도로공사가 안내하는 '비·탑·신'(비상등, 탑승자 대피, 신고)이나 '비트박스'(비상등·트렁크·밖으로·스마트폰)라는 표현도 결국 대피를 앞세우라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이 갓길로 나오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갓길도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다. 도로공사와 보험사들은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 전원이 차에서 내려 가드레일 밖 언덕이나 안전지대로 넘어가라고 안내한다.
내릴 때는 차량이 달려오는 쪽 문을 피해 반대쪽으로 내리는 편이 안전하다. 트렁크를 열어두면 뒤차가 멈춘 차를 더 빨리 알아본다.
안전한 곳으로 빠진 다음에 신고한다. 스스로 다칠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통화부터 하지 않는다. 근처 표지판이나 이정표의 위치 정보를 확인해 두면 출동이 빨라진다.
한국도로공사 콜센터 1588-2504는 24시간 운영된다. 승용차, 16인 이하 승합차, 1.4t 이하 화물차라면 본선이나 갓길에 멈춘 차를 가까운 휴게소·졸음쉼터·영업소까지 무료로 견인해 준다. 다만 이 무료 견인은 위험 구간에서 안전지대까지 빼주는 것까지이고, 정비소나 집까지 옮기는 것은 보험사 긴급출동이나 유료 견인을 따로 불러야 한다. 인명 사고나 큰 사고라면 112와 119도 함께 부른다.
귀성길 정체 구간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차들이 촘촘히 붙어 서 있어 문을 여는 것부터 쉽지 않고, 가드레일까지 빠져나갈 통로가 좁다. 이럴 때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첫째, 접촉이 가벼운 정체 구간 사고라면 서로 다치지 않았는지부터 확인하고, 뒤차 흐름을 막지 않도록 갓길 쪽으로 차를 붙인다. 둘째, 차에서 내릴 수 있다면 주행 차로 쪽으로는 절대 나오지 말고 가드레일 방향으로 이동한다. 정체 구간은 차들이 붙어 서 있어 차 사이로 지나가려다 옆 차로에서 튀어나오는 이륜차나 갑자기 출발하는 차에 부딪힐 수 있으니, 차 사이를 걸어 다니지 않는다. 셋째, 정체가 풀리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므로, 사진 촬영이나 보험 통화는 안전지대로 넘어간 뒤에 한다. 몸이 먼저, 차와 서류는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