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26년 10월,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고 한 호흡측정 결과는 유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입 헹굼물 제공이 경찰 내부 지침에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절차로 올라서면서, 이를 빠뜨린 측정은 위법수집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는 음주운전 면책이 아니라 측정의 적법성 문제이므로, 단속 현장에서 물을 요청했는지와 재측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것이 실질적 대비다.
음주단속에서 호흡측정을 하기 전, 운전자는 입을 헹굴 물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2026년 10월 1일, 이 물을 주지 않고 얻은 호흡측정 결과는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2025도16613).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자체가 틀렸다고 본 게 아니라, 그 수치를 얻는 절차가 법을 어겼다고 본 것이다.
이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입 헹굼물 제공이 더 이상 경찰 내부의 권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2023년 7월부터 이 절차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규정됐고, 대법원은 이를 빠뜨린 측정을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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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2023년 12월 세종시에서 시작됐다. 도로 한가운데 시동이 켜진 차 운전석에서 사람이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고,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였다. 운전자는 2019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어 재범으로 기소됐고, 1·2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쟁점은 측정 과정이었다. 경찰은 측정 전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았고, 석방될 때까지 약 1시간 동안 물을 주지 않았으며 재측정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시행규칙상 절차를 어긴 이 측정이 적법절차 원칙에 어긋나는 중대한 위반이라고 봤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위법하게 모은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이 그 예외적으로 증거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입 헹굼물 규정에는 사연이 있다. 과거 경찰청 지침은 "술을 마신 때부터 20분이 지나면 입안에 남은 알코올의 영향이 사라진다"고 봤다. 그러나 2017년 3월, 경찰청은 이 조항이 오해를 부른다는 이유로 폐지하고, 대신 측정 전에 입을 헹굴 음용수(약 200㎖)를 제공하는 조항을 새로 넣었다.
이 절차가 2023년 내부 지침에서 행정안전부령인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으로 올라섰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20분이 지나면 구강 내 알코올의 영향이 사라진다는 연구도 트림이나 딸꾹질 같은 변수를 배제한 실험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시간 경과만으로 헹굼이 필요 없다고 본 하급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입안에 남은 술 성분이 호흡측정 수치를 실제보다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규정의 배경에 있다.
실제 단속에서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이런 요청과 거부 여부는 나중에 측정의 적법성을 다툴 때 사실관계의 출발점이 된다. 당황한 상태에서는 기억이 흐려지기 쉬우므로, 요청했다는 사실 자체를 분명히 해 두는 것이 현실적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지점이 있다. 이번 판결은 음주운전을 눈감아 준 것이 아니다. 대법원은 측정 결과의 증거능력만 문제 삼았을 뿐이고, 사건은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낸 것이다. 입 헹굼물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혐의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측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정당한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측정거부죄로 처벌될 수 있다. 입을 헹굴 물을 요청하는 것과 측정을 거부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요청할 수 있는 것은 더 정확하고 적법한 절차이지, 측정을 피할 권리가 아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운전자에게 빠져나갈 틈을 준 것이 아니라, 국가가 처벌의 근거로 삼는 숫자는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 얻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