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우디의 중동 공습으로 브렌트유가 90달러를 넘었지만, 국내 주유소 휘발유는 13주째 내린 리터당 1,864원대로 국제유가 급등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전기 충전요금은 규제가격이라 유가에 거의 움직이지 않아, 유가가 오를수록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연료비 격차는 벌어진다. 다만 이 우위는 가정·심야 충전이 가능할 때 뚜렷하며, 공공 급속에만 의존하면 격차가 좁아져 충전 환경이 선택 기준이 된다.
지금 유가는 두 방향으로 움직인다. 국제 시장에서는 미국과 사우디가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을 공습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90.74달러로 하루 만에 7.91% 뛰었다. 서부텍사스유(WTI)도 84.46달러로 6.56% 올랐다.
반면 국내 주유소 휘발유는 8월 둘째 주 전국 평균 리터당 1,864원대로, 오히려 13주째 내려가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국내 펌프 가격에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급등분이 유지되면, 그 부담은 지금이 아니라 몇 주 뒤에 주유 영수증으로 돌아온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을 저울질하는 사람이라면, 이 지연이 끝난 뒤의 상황을 미리 그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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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연료값이 정해지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주유소 기름값은 원유 가격에 직접 연동돼 중동發 충격을 그대로 받는다. 반면 전기차 충전요금의 바탕인 전기요금은 규제가격이라 유가가 뛴다고 곧바로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유가가 출렁일 때 내연기관의 연료비만 위로 밀리고, 전기차 충전비는 제자리에 가깝게 머문다. 두 선의 간격이 벌어지는 구조다. 한국환경공단 공공 충전소 기준 급속은 kWh당 347.2원, 완속은 324.4원 수준이고, 가정에서 심야 전력으로 충전하면 이보다 더 내려간다.
가정을 명확히 하고 계산해 보자. 월 1,200km 주행, 내연기관 연비 12km/L, 전기차 전비 5km/kWh 기준이다. 이때 내연기관은 월 약 100L, 전기차는 월 약 240kWh를 쓴다.
| 연간 연료·충전비 | 현재 | 유가 급등 가정 |
|---|---|---|
| 내연기관(휘발유 1,864→2,100원) | 약 224만원 | 약 252만원 |
| 전기차·가정충전 위주 | 약 45만원 | 약 45만원 |
| 전기차·공공급속 위주 | 약 135만원 | 약 135만원 |
유가 급등 칸의 휘발유 2,100원은 확정치가 아니라 가정한 값이다. 표의 메시지는 숫자 하나하나가 아니라 방향에 있다. 유가가 오르면 내연기관 칸만 위로 움직이고 전기차 칸은 거의 그대로다. 가정충전을 하는 사람의 연간 격차는 약 179만원에서 207만원으로 더 벌어진다. 실제로 심야 가정 충전 시 내연기관 대비 연료비를 약 89% 아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계산에는 조건이 붙는다. 위 격차는 충전을 싸게 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공공 급속에만 의존하면 kWh당 단가가 완속의 1.5배 안팎으로 뛰고, 비회원 요금은 500원을 넘기도 한다. 이 경우 전기차 유지비는 위 표의 아래쪽, 연 135만원에 가까워지며 내연기관과의 격차는 눈에 띄게 좁아진다.
판단 기준은 결국 충전 환경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여기서 비교한 건 연료·충전비에 한정한다. 차량 가격과 보험, 감가상각까지 넣으면 계산은 달라진다. 다만 유가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매달 나가는 연료비만 떼어 보면, 집에서 충전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기차는 지금 더 유리해지는 쪽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