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국내 카드·캐피탈사의 조달비용도 오르고 있다. 여전채 금리에 연동되는 자동차 할부금리는 이미 지난해 4분기 3~4%에서 올해 4월 최고 10%대까지 올랐고, 조달금리 상승이 반영되기까지는 2~3개월의 시차가 있다. 실수요이고 제조사 프로모션 금리가 걸린 차라면 지금 계약이, 그렇지 않다면 여전채 금리 안정 신호 확인이 이자 부담을 가르는 기준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현지시간 9월 15일 5%를 넘어섰다.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언뜻 신차 계약과 무관해 보이지만, 국내 자동차 할부금리는 이 금리와 한 줄로 연결돼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예금을 받지 못해 여신전문금융채, 즉 여전채를 발행해 돈을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신용 스프레드를 얹어 정해지는데,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내 국고채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실제로 한국 30년물 국고채는 8월 18일 4.751%로 발행 이후 최고를 찍었다. 조달비용이 오르면 그 부담이 할부 상품 금리로 넘어온다. 여전채는 올해 1분기 카드사 조달의 73.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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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만 해도 신차 할부금리는 3~4% 초반이었다. 그러나 올해 4월 여신금융협회 공시 기준으로 카드사는 4.60~6.63%, 캐피탈사는 5.12~8.80%까지 올랐다. 메리츠캐피탈은 최고 10.8%를 적용했고, 하나캐피탈 평균은 한 분기 만에 5.52%에서 7.1%로 뛰었다.
중요한 건 시차다. 3년 만기 AA+ 여전채 금리는 7월 16일 4.458%로 연초 3.337%보다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이 조달금리 상승이 실제 할부 상품에 반영되기까지는 보통 2~3개월이 걸린다. 지금 5%를 돌파한 국채금리의 영향은 아직 다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숫자로 보면 체감이 다르다. 3,000만원을 36개월 원리금균등으로 갚는다고 가정하면 이렇게 벌어진다.
| 연 금리 | 월 납입금 | 총 이자 |
|---|---|---|
| 4.0% | 약 88.6만원 | 약 188만원 |
| 5.5% | 약 90.6만원 | 약 261만원 |
| 7.0% | 약 92.6만원 | 약 335만원 |
4%와 7%의 차이는 총 이자로 약 147만원이다. 월 납입금 차이는 4만원 남짓이라 계약서에서는 작아 보이지만, 3년이 쌓이면 신차 옵션 하나 값이 된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은 완성차 업체의 프로모션 금리는 이 흐름과 별개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재고를 밀어내야 하는 차종, 특히 일부 전기차에는 0%대 초저금리가 붙기도 한다. 반대로 인기 차종은 프로모션이 얇다.
그래서 판단은 두 갈래다. 이미 사야 할 차가 정해졌고 그 차에 제조사 프로모션 금리가 걸려 있다면, 조달비용이 더 반영되기 전인 지금 계약하는 편이 유리하다. 반대로 차종을 고르는 중이거나 캐피탈 일반 할부를 쓸 상황이라면,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 미국 국채금리가 고점을 지나고 여전채 금리가 다시 내려오는 신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조달비용 하락분이 할부금리에 반영될 수 있다.
계약 전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실제 승인 금리와 제조사 프로모션 금리를 나란히 비교했는가, 캐피탈사와 카드사 견적을 모두 받았는가, 총 이자까지 계산한 뒤 월 납입금만 보고 결정하지는 않았는가. 지금은 금리 방향보다 이 세 가지가 이자 부담을 더 크게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