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SK온과 2027~2029년 약 1조7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며 국내 배터리 3사 모두에 양극재를 대는 첫 소재사가 됐다. 다만 이번 물량은 전기차가 아니라 미국 ESS용이어서, 계약 자체가 전기차 가격을 곧바로 끌어내리지는 않는다. 저가형 전기차를 노린다면 국산 LFP 양극재가 양산에 들어가는 내년 이후 라인업과 삼원계 대비 실제 가격 인하 폭을 지켜본 뒤 결정하는 편이 낫다.

포스코퓨처엠이 SK온과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약 1조700억원 규모의 LFP(리튬인산철)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양사 협의로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조항도 담겼다.
주목할 점은 이 양극재가 어디에 쓰이느냐다. 이번 물량은 SK온이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만드는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에 투입된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미국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올해 1분기에만 새로 설치된 배터리 ESS가 8.4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많았다. 즉 전기차가 아니라 저장장치 시장을 겨냥한 계약이다.

Tanha Tamanna Syed
이번 계약이 업계에서 화제가 된 건 규모보다 상징성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공급했지만, SK온에는 음극재만 대왔다. 이번이 SK온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첫 사례다.
그 결과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공급하는 유일한 소재사가 됐다. 회사는 그룹이 확보한 리튬 등 비중국산 원료로 양극재를 만들 계획이어서, 미국의 관세·자국 우대 정책에 대응하려는 배터리사 입장에서도 매력이 크다. 그동안 LFP 소재 시장은 중국 업체가 사실상 독점해왔던 만큼, 국산 소재로 대체 가능한 공급망이 열린다는 점이 이번 계약의 진짜 의미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계약만으로 전기차 가격이 곧장 내려가지는 않는다. 앞서 짚었듯 이 물량은 ESS용이기 때문이다. 다만 더 큰 흐름은 눈여겨볼 만하다.
LFP는 값비싼 코발트와 니켈을 쓰지 않아 원가가 낮고 수명이 길다.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아 같은 무게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짧다. 그래서 고성능차보다 보급형 전기차와 ESS에 주로 쓰인다. 글로벌 LFP 양극재 출하량은 올해 524만톤으로 지난해보다 절반 넘게 늘어날 전망인데, 그 축이 보급형 전기차와 ESS다.
| 구분 | LFP | 삼원계(NCM) |
|---|---|---|
| 원가 | 낮음 | 높음 |
| 주행거리 | 짧음 | 김 |
| 주 용도 | 보급형·ESS | 중대형·고성능 |
당장 결정을 서두를 근거는 약하다. 지금 나오는 국산 배터리 전기차 상당수는 여전히 삼원계 기반이고, 국산 LFP 양극재의 본격 공급은 이제 시작 단계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에 전용 공장을 지어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판단 기준은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이 중요하다면 지금의 삼원계 모델을 고르는 편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가격이 최우선이고 주행거리를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면, 국산 LFP가 양산에 들어가는 내년 이후 저가형 라인업이 늘어나는지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
다음 취재에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국산 LFP 양극재를 실제로 탑재한 국내 전기차가 언제 나오는지, 그것이 삼원계 대비 얼마나 가격을 낮추는지, 그리고 보조금과 관세 정책이 그 가격에 어떻게 얹히는지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릴 때 비로소 소비자 체감 가격이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