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이 SUV일 만큼 SUV는 시장의 중심이 됐지만, 연비와 유지비에서는 여전히 세단이 유리하다. 친환경차가 내수의 절반에 육박하면서 하이브리드·전기 SUV가 빠르게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2026년 들어 전기차 보조금과 개별소비세 감면 조건이 크게 바뀐 만큼, 주행 패턴과 총유지비, 세제 시점을 숫자로 따져 보는 것이 후회 없는 선택의 열쇠다.

한국에서 SUV는 이제 하나의 선택지가 아니라 시장의 중심이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이 SUV였고, 국산차 전체 판매 1위도 SUV인 기아 쏘렌토가 차지했다. 쏘렌토는 그해 유일하게 10만 대를 넘겼고, 스포티지 같은 다른 SUV도 상위권을 지켰다. 이유는 분명하다. 높은 차체에서 오는 시원한 시야, 넉넉한 실내와 적재 공간, 캠핑이나 레저까지 아우르는 다목적성이 요즘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잘 맞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SUV 수요가 꾸준해 재판매 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Reinhard Bruckner
다만 'SUV가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연비와 유지비만 놓고 보면 세단이 유리하다. 세단은 차체가 가볍고 공기 저항이 적어 연료 효율이 좋고, 보험료와 세금, 타이어 교체 비용에서도 앞선다. 한 자동차 정보 매체 분석에 따르면 SUV의 유지비는 세단보다 대략 10~12% 높은 편이다. 무게 중심이 낮은 세단은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서 더 안정적이고, 회전 반경이 작아 도심 주차와 짧은 이동에도 편하다. 그러니 주로 혼자 출퇴근하고 고속도로 주행이 많다면 세단이, 가족과 짐을 자주 싣고 다양한 활동을 즐긴다면 SUV가 더 어울린다.

Allen Boguslavsky
SUV 선택의 무게 중심은 점점 친환경차로 옮겨 가고 있다. 자동차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11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74만여 대로 내수 시장의 48.6%를 차지해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하이브리드가 16% 넘게 늘며 시장을 떠받쳤고, 한동안 뒷걸음질 치던 전기차도 50% 넘는 성장세로 반등했다. 하이브리드 SUV는 세단에 버금가는 연비로 SUV의 약점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전기 SUV는 넓은 실내에 낮은 연료비라는 조합으로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전기차는 충전 환경과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를 미리 따져 보는 것이 좋다.

Matheus Bertelli
차를 사기 전이라면 바뀐 제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6년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최대 680만 원으로 전년보다 100만 원 늘었고, 출고 3년 이상 된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매각하고 전기차를 사면 최대 100만 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개별소비세 감면은 2026년 말까지 유지된다. 반면 15년간 이어지던 하이브리드 취득세 감면은 종료됐고, 일반 승용차의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도 2026년 6월 말로 끝났다. 같은 차라도 언제, 어떤 동력으로 사느냐에 따라 실제 부담이 수백만 원 차이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SUV를 고를 때는 세 가지를 저울에 올려야 한다. 첫째, 나의 실제 주행 패턴이다. 연간 주행거리와 탑승 인원, 짐의 양을 떠올려 SUV의 공간이 정말 필요한지 냉정하게 판단하자. 둘째, 총유지비다. 차량 가격뿐 아니라 연료비, 보험료, 세금, 소모품 교체까지 몇 년 치를 더한 시나리오로 세단·하이브리드·전기 SUV를 나란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셋째, 세제 혜택의 시점이다. 보조금과 감면은 해마다 조건이 바뀌므로, 구매 시점의 제도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감(感)이 아니라 숫자로 따질 때 후회 없는 선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