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연장에서 자차의 진짜 비용은 주차 요금이 아니라 공연 후 동시 퇴장으로 생기는 출차 대기 시간이며, 대형 행사 때는 일 최대 주차요금도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대중교통의 약점은 자정 전후에 끊기는 막차 하나뿐이고, 서울 심야버스 14개 노선이 그 빈 시간을 상당 부분 메운다. 공연장이 역세권인지, 일행이 몇 명인지, 귀가 경로에 심야 노선이 있는지를 따져 이동수단을 정하면 된다.
먼저 결론부터. 대형 공연장에서 자차의 발목을 잡는 건 주차 요금이 아니라, 공연이 끝난 뒤 차를 빼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KSPO돔처럼 1만 5,000명 규모의 공연장은 앙코르가 끝나는 순간 관객 대부분이 동시에 움직인다. 그 인원이 한꺼번에 주차장으로 몰리면 출차 줄이 길어지고, 주차장을 빠져나온 뒤에도 공연장 주변 도로가 함께 막힌다.
교통 통제도 여기서 나온다. 대규모 공연 때는 주최 측이나 공원·시설 관리 단체가 주차를 제한하거나 진출입로를 통제할 수 있다. 주차장에 자리가 있어도 내 차례가 오기까지, 그리고 도로에 합류하기까지 시간이 겹겹이 쌓이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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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도 평소 감각과 다르다. 올림픽공원(KSPO돔)은 평상시 소형차 기준 10분당 600원, 하루 최대 2만 원 수준이지만, 대형 행사 때는 사전정산이나 일주차권 없이 선불·정상요금이 적용될 수 있어 하루 최대 요금이 그대로 지켜진다고 보기 어렵다.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30분당 5,000원, 하루 최대 6만 원대이고 공연 관람객에게 일정 시간 무료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공연마다 조건이 달라 예매처와 공연장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즉 자차의 비용은 "주차비 + 출차에 묶이는 한두 시간"으로 봐야 한다. 이 시간까지 넣으면 자차가 싸다는 계산은 쉽게 뒤집힌다.
반대로 대중교통의 최대 리스크는 막차다. 서울 지하철은 24시간 운행하지 않는다. 야간 선로·차량 정비 시간이 필요하고 심야 수요가 적기 때문인데, 막차는 대체로 자정 전후에 끝난다. 공연이 밤 10시가 넘어 끝나고 앙코르까지 이어지면, 귀가 방향에 따라 막차를 놓칠 수 있다.
대안은 있다. 서울시 심야버스(올빼미버스)는 14개 노선이 자정부터 새벽 3~4시대까지 달려 지하철의 빈 시간을 메운다. 일반 버스 중에도 막차가 늦은 노선이 섞여 있어, 같은 구간이라도 지하철은 끊겼는데 버스는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강남에서 잠실 방향은 지하철 막차가 자정 전에 끊기지만 341번 버스는 새벽 1시까지 탈 수 있다. 문제는 이 노선들이 내 귀가 경로를 지나느냐다. 심야버스가 닿지 않는 지역이라면 대중교통의 장점이 크게 줄어들고, 이때는 택시가 대안이지만 공연 직후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호출이 쉽지 않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공연장이 지하철역과 붙어 있고, 관람 인원이 1~2명이며, 집으로 가는 길에 심야버스나 늦은 막차 노선이 있다면 대중교통이 낫다. 출차에 묶이지 않고 요금도 예측 가능하다.
반대로 자차가 현실적인 경우는 조건이 좁다. 일행이 서너 명이라 요금을 나눌 수 있거나, 짐이 많거나 거동이 불편하거나, 공연장이 역과 멀거나, 귀가지에 심야 대중교통이 아예 없는 경우다. 이때도 출차 정체를 감안해 공연장 근처에서 30분에서 한 시간쯤 시간을 보내고 빠져나오는 편이 도로 병목을 피하는 데 유리하다.
한 가지만 미리 하자. 티켓을 예매한 직후에 공연장 공지에서 그날의 교통 통제와 주차 안내부터 확인하는 것이다. 이동수단은 그다음에 정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