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2차사고 사망자의 약 74%는 차 안이나 차 주변에 머물다 변을 당했고, 2차사고 치사율은 일반 사고의 여러 배에 이른다. 한국도로공사는 비상등, 트렁크, 가드레일 밖 대피, 신고 순서를 권하며 삼각대 설치보다 신속한 대피를 우선하라고 안내한다. 이동이 되면 갓길로 빼고 안 되면 알린 뒤 대피부터 하는 이 순서가 2차사고를 막는 핵심이다.

고속도로에서 사고나 고장으로 차가 멈췄을 때, 가장 흔한 실수는 차 안에 그대로 앉아 견인차나 경찰을 기다리는 것이다. 통계가 이 판단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고속도로 2차사고 사망자의 약 74%가 차량 내부나 차 주변에 머물다 뒤따르던 차에 부딪혀 변을 당했다.
2차사고는 처음 사고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집계 기준과 기간에 따라 수치는 다르지만, 여러 통계에서 2차사고 치사율은 일반 고속도로 사고의 몇 배, 대략 6배 수준으로 나타난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2차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 138명이다. 시속 100km 안팎으로 달리던 차가 정차한 차를 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서를 미리 외워두는 것이 실제로 목숨을 가른다.

Lucas Pezeta
한국도로공사는 '비상등, 트렁크, 밖으로 대피, 신고'를 기억하라고 권한다. 순서대로 풀면 이렇다.
먼저 차가 움직일 수 있다면 지체 없이 갓길이나 안전지대로 옮긴다. 본선에 멈춰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첫 번째다.
차를 옮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비상등을 켜 뒤차에 즉시 위험을 알린다. 이어 트렁크를 열어 후방에서 더 잘 보이도록 한다. 비상등과 트렁크는 몇 초면 되는 조치이고, 이것만으로도 뒤차가 미리 알아챌 여지가 생긴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안전삼각대다. 원칙적으로는 주간에 사고 차량 후방 100m, 야간에는 200m 지점에 삼각대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는 이 원칙을 곧이곧대로 지키려다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본선 100m 뒤까지 걸어가 삼각대를 놓는 일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권고는 삼각대 설치보다 신속한 대피를 우선하고, 안전하게 대피한 뒤 여건이 되면 설치하라는 쪽이다. 삼각대를 놓느냐보다 내가 안전한 곳에 있느냐가 먼저다.
대피할 때 방향이 중요하다. 갓길에 서 있거나 차 뒤에 있는 것도 위험하다. 탑승자는 전원 가드레일 바깥으로 나가고, 사고 차량에서 후방으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뒤차가 사고 차량을 들이받으면 그 충격이 주변으로 튀기 때문에, 차와 거리를 두는 것이 핵심이다.
안전한 곳으로 몸을 옮긴 뒤에 신고한다. 순서가 바뀌면 통화하다 대피가 늦어진다.
신고 후에는 가드레일 밖 안전지대에서 도착을 기다리고, 상황을 확인하겠다며 다시 차로 돌아가거나 도로에 나서지 않는다. 보험사 접수나 차량 상태 확인은 안전지대에서 하거나, 견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정리하면 순서는 하나다. 이동이 되면 갓길로 빼고, 안 되면 비상등과 트렁크로 알린 뒤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하고, 안전을 확보한 다음 신고한다. 삼각대와 차량 점검은 그다음이다. 귀성·귀경길처럼 차가 몰리는 날일수록 이 순서 하나가 2차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