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스 중도해지 위약금률은 업체별로 40%에서 90%까지 두 배 넘게 벌어져, 초기에 해지하면 남은 리스료와 맞먹는 돈을 물 수 있다. 여기에 운용리스인지 금융리스인지, 주행거리 한도와 만기 인수 조건까지 계약서에서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서명 전에 던져야 할 질문을 미리 정해 두면 나중에 조항을 몰랐다는 이유로 손해 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리스 계약에서 가장 큰돈이 걸린 조항은 중도해지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15개 사업자를 조사한 결과, 중도해지 위약금률은 최저 40%에서 최고 90%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같은 차, 같은 기간이라도 어느 회사냐에 따라 해지 비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다.
위약금은 대체로 아직 갚지 않은 원금(미회수원금)에 이 위약금률을 곱해 매긴다. 문제는 계약 초기다. 조사 대상 15곳 중 9곳이 최고요율을 80% 이상으로 잡고 있어, 계약 초반에 해지하면 위약금과 남은 리스료 총액이 비슷해지는 상황도 생긴다. 계약서에서 이 요율이 몇 %인지, 초기 해지 시 실제로 얼마가 청구되는지를 숫자로 받아 적어야 한다.
지연배상금 이율도 함께 본다. 소비자원 조사에서 4곳은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넘는 연 24%를 적용하고 있었다. 리스료를 며칠 늦게 냈을 때 붙는 이자가 법정 한도를 넘는지 확인해 둘 값이다.

Negative Space
같은 '리스'라도 만기에 벌어지는 일이 다르다. 이 구분을 모르고 서명하면 만기에 당황한다.
금융리스는 계약이 끝나면 차량 소유권이 이용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만기에 인수가 원칙이다. 운용리스는 반대로 만기에 반납이 가능한 임대 성격의 계약이다. 특히 유예금융리스는 사용 후 반납이 아니라 반드시 인수해야 하고, 그동안 미뤄 둔 유예금액을 만기에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
내 계약서가 어느 유형인지, 만기에 반납이라는 선택지가 있는지를 계약 전에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반납할 생각으로 계약했는데 인수 의무형이었다면 계획이 통째로 어긋난다.
리스에는 대개 연간 주행거리 한도가 걸린다. 이 한도를 넘기면 초과분에 대해 추가 비용이 붙는데, 이 정산은 주로 만기에 반납할 때 적용된다. 반대로 만기에 인수하면 주행거리 제한은 사라진다.
확인할 건 두 가지다. 내 계약의 연간 한도가 몇 km인지, 그리고 초과했을 때 km당 얼마를 무는지다. 초과 요금은 리스사와 차종에 따라 다르니 계약서에 적힌 실제 금액을 봐야 한다. 출퇴근 거리가 길거나 장거리 운전이 잦다면, 한도를 낮게 잡았다가 만기에 큰 정산액을 맞을 수 있다. 주행거리 한도는 만기 잔존가치와도 직결되는 항목이라 가볍게 넘길 조항이 아니다.
만기 처리의 핵심 숫자는 잔존가치다. 잔존가치는 만기에 차를 인수할 때 내는 금액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3년 계약에서 차값의 40%를 잔존가치로 잡았다면, 만기에 그 금액을 치르면 차가 내 소유가 된다. 매달 내는 리스료가 할부보다 낮게 느껴지는 건 이 잔존가치만큼을 뒤로 미뤄 뒀기 때문이다.
반납을 택할 경우엔 감가와 원상복구 부담을 확인해야 한다. 리스는 장기렌트와 달리 반납 시 감가상각·원상복구 조항이 계약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어디까지가 정상 사용이고 어디부터가 이용자 부담인지, 그 평가 기준이 계약서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를 봐 둬야 반납할 때 예상 못 한 비용을 피한다. 소비자원도 반환 시 평가·감가 부담 범위가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점을 지적하며 계약서 조건을 꼼꼼히 보라고 당부했다.
계약서를 앞에 두고 담당자에게 다음을 그 자리에서 물어 답을 받아 두면 좋다.
위약금률이 40%인 곳과 90%인 곳의 총 리스료가 비슷하다면, 초기 해지 위험까지 감안해 요율이 낮은 쪽을 고르는 편이 안전하다. 계약서의 숫자는 서명하는 순간 확정된다. 구두로 들은 설명이 아니라 종이에 적힌 조항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