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88%로 가결하며, 협상이 결렬되면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하겠다고 예고했다. 버스는 지하철·철도와 달리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파업하면 대체인력 투입이 안 돼 운행이 거의 전면 중단된다. 당장은 15일 조정회의 결과가 통근을 좌우하고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법 개정이 필요한 중장기 논쟁이라는 점을 구분해 봐야 한다.

서울 시내버스가 다시 멈춰 설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버스노조는 9월 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대비 87.94%(투표자 대비 96.2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15일 제2차 조정회의에서 협상이 결렬되면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으로, 노조는 월 176시간, 사측은 209시간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출퇴근길 입장에서 진짜 문제는 파업의 파급력이다. 버스가 파업하면 지하철과 달리 거의 전면 중단된다. 그 차이는 '필수공익사업' 지정 여부에서 나온다.

Mehmet Turgut Kirkgoz
필수공익사업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철도와 도시철도(지하철), 항공관제, 병원, 전기·수도 등이 지정돼 있다. 버스는 여기에 빠져 있다.
지정 여부가 파업의 양상을 가른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파업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사가 필수유지업무협정을 맺어 파업 중에도 유지할 최소 운행과 인력을 정한다. 대체인력 투입도 가능하다. 그래서 지하철은 파업을 해도 운행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버스는 이 장치가 없다. 실제 최근 파업에서 서울 버스 운행률은 2025년 3월 4.4%, 2026년 1월 6.8%에 그쳤고, 부산·울산·창원에서는 파업 당일 운행률이 0%를 기록했다. 지하철이 닿지 않는 지역 주민에게는 출근·통학·병원 이동 수단이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파업 때마다 반복된다. 여기에 준공영제 확대가 기름을 부었다. 지방자치단체가 노선과 요금을 관리하고 적자를 세금으로 메우는 구조로 바뀌면서, 특별·광역시의 버스 지원 규모는 지난해 약 2조4000억원에 이르렀다.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서비스라면 최소한의 운행은 보장돼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는 배경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파업권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이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지정을 추진하고, 서울시의회도 관련법 개정을 밀고 있다.
반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이 크게 제한된다며 반대한다. 대신 안전 인력 확충과 노동조건 개선, 준공영제 구조 개혁을 우선 과제로 제시한다. 고용노동부도 노동권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며 시도지사협의회의 지정 건의를 거부한 바 있다.
버스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다면, 파업이 벌어져도 운행이 통째로 멈추는 상황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출퇴근 시간대와 대체 교통수단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평상시 운행량의 20~30% 수준이라도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완전한 마비는 피하되, 노동권 제한이라는 반대 논리와 균형을 맞추는 지점이다.
다만 지정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당장 이번 파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통근자 입장에서 지금 구분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정리하면, 이번 주 통근을 좌우하는 것은 15일 협상이고, 매번 반복되는 '올스톱'을 끝낼 열쇠는 필수공익사업 지정이라는 더 긴 논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