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8월 30~31일 충청·전북을 중심으로 많은 곳 200㎜ 넘는 폭우를 예보했다. 침수 시 시동을 걸면 엔진 손상이 커지고 과실 논란까지 생기며, 보상은 자기차량손해담보 가입과 정상 주차 여부가 좌우한다. 지금 자차담보 가입 여부와 주차 위치부터 확인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다.
침수가 시작된 차 안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시동을 다시 걸어 빠져나가려는 시도다. 엔진에 물이 들어온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흡기로 빨려든 물이 피스톤을 막아 엔진 내부와 주변 기기까지 손상을 키운다. 처음엔 수리로 끝날 피해가 이 한 번의 조작으로 폐차 수준으로 번질 수 있고, 나중에 사고 조사에서 "손해를 스스로 키웠는지"가 검토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물이 바퀴 절반을 넘어 문틈으로 스미기 시작하면 차는 포기 대상이다. 지하주차장이라면 차수판이나 배수 상태를 살피느라 남지 말고 사람이 먼저 지상으로 올라와야 한다. 도로 주행 중 앞이 물에 잠긴 구간을 만났다면 진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이미 진입해 물이 차오른다면 창문을 내리고 차 밖으로 나오는 편이 안전하다. 물속에서는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어, 창문으로 탈출로를 확보하는 판단이 몸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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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피해를 보험으로 메우려면 자동차보험에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가 들어 있어야 한다. 대인·대물만 든 의무보험 상태라면 내 차가 물에 잠겨도 받을 보상이 없다. 자차담보가 있으면 주차 중 홍수·태풍으로 잠긴 경우, 운행 중 갑자기 물이 불어난 도로에서 잠긴 경우가 보상 대상이 된다.
보상은 피해 정도에 따라 갈린다. 수리가 가능한 분손이면 보험가입금액 한도에서 손해액을 보상하고,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넘어서는 전손이면 차량가액을 한도로 보상한 뒤 폐차로 처리한다. 시동이 걸리느냐가 실무상 수리와 전손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앞서 시동을 걸지 말라는 이유와 연결된다.
보상에서 빠지는 항목도 미리 알아둘 값이 있다. 차 안에 둔 노트북이나 귀중품 같은 물건은 자동차보험의 보상 대상이 아니다.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 둔 채 잠긴 경우, 경찰 통제구역을 뚫고 주행하다 잠긴 경우, 주차금지 구역에 세워 둔 경우는 보상에서 제외되거나 다투게 된다.
같은 침수라도 상황에 따라 보험료 결과가 달라진다. 정상적으로 주차해 둔 차가 홍수나 태풍으로 잠긴 경우는 자연재해로 보아 보험금을 받아도 할증이 붙지 않고 1년간 할인이 유예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반면 이미 물이 불어난 도로에 무리하게 들어갔다가 잠긴 경우는 자기 과실로 인정돼 손해액에 따라 할증될 수 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다. 피할 수 있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는지가 갈림길이다. 폭우 특보로 통제가 예고된 구간에 굳이 진입하거나, 침수 가능성이 큰 하천변·저지대에 차를 둔 정황이 있으면 보상과 할증 모두 불리해진다.
사고가 났다면 순서는 간단하다. 시동을 걸지 말고, 보험사 사고접수 센터에 바로 신고해 긴급출동 견인으로 차를 옮긴 뒤 보상 절차를 진행한다. 견인 전후로 침수 높이가 보이는 사진을 남겨 두면 손해 사정에 도움이 된다.
이번 예보는 남 얘기가 아니다. 기상청은 8월 30일부터 31일까지 충청권과 전북을 중심으로 많은 곳은 200㎜가 넘는 비가 쏟아질 수 있다고 예보하며,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돼 저지대 침수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비가 오기 전 몇 분이면 끝나는 대비가 침수 여부를 가른다.
차는 다시 사면 되지만, 시동 한 번과 무리한 진입은 되돌릴 수 없다. 비가 강해지는 밤이라면 차를 옮길지 말지 고민하기보다, 지금 자차담보 가입 여부부터 확인하고 주차 위치를 바꿔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