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12·13일 4시간, 14·18일 6시간으로 부분파업을 확대하면서 아반떼·투싼 같은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가 더 길어질 전망이다. 같은 그룹 기아는 파업 대신 특근 거부와 집중교섭으로 대응해 현대보다 출고가 안정적이지만, 아반떼가 속한 준중형 세단은 국산 대안이 마땅치 않다. 잔존가치와 유지비, AS망을 따지면 단지 대기 때문에 수입차로 갈아타는 결정은 보유 기간과 급한 정도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8월 1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수위를 높였다. 12일과 13일은 업무조별로 각각 4시간, 14일과 18일은 6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다.
체감되는 건 하루치 생산 손실이다. 주간·야간조가 각각 4시간을 멈추면 하루 최대 8시간, 각각 6시간이면 최대 12시간 라인이 선다. 앞선 파업까지 더하면 누적 차질이 100시간 안팎으로 거론된다. 노조는 18일 다시 쟁대위를 열어 이후 계획을 정하기로 해, 파업이 이번 주로 끝난다는 보장도 없다.
생산이 밀리면 대기 줄도 밀린다. 특히 아반떼와 투싼처럼 주문이 몰리는 차종은 파업 이전에도 대기가 있던 터라, 지금 계약하면 인도 시점이 더 뒤로 갈 가능성이 크다. 계약을 미루고 대안을 찾는 심리가 여기서 나온다.

Luke Miller
방향은 맞다. 기아 노사는 현대차와 달리 8월 초 곧바로 파업에 들어가는 대신, 특근 거부를 압박 카드로 두고 집중교섭을 이어가는 쪽을 택했다. 12일 광주공장, 13일 소하리공장에서 본교섭을 진행하며 타결을 노리고 있다. 기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쳤다.
그만큼 기아의 생산 라인이 현대차보다 안정적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노조가 생산 부문 특근을 거부할 권한을 지부장에게 위임해 둔 상태라, 협상이 틀어지면 잔업·특근이 줄면서 출고가 늦어질 여지는 남아 있다. '파업이 없다'가 '지연이 없다'를 뜻하지는 않는다.
차종에 따라 사정이 갈린다. 투싼은 갈아타기가 비교적 쉽다. 같은 준중형 SUV인 기아 스포티지가 사실상 형제차라, 눈높이를 크게 바꾸지 않고 옮길 수 있다. 더 작은 급을 감당할 수 있다면 셀토스도 후보다.
문제는 아반떼다. 기아 K3가 2024년 7월 단종되고 후속인 K4가 국내에는 나오지 않으면서, 국산 내연기관 준중형 세단은 아반떼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즉 '같은 급 국산 세단'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다.
| 현대 모델(대기) | 동급 국산 대안 | 참고 |
|---|---|---|
| 투싼 (준중형 SUV) | 기아 스포티지·셀토스 | 스포티지는 사실상 형제차 |
| 아반떼 (준중형 세단) | 마땅한 국산 대안 없음 | K3 단종·K4 국내 미출시 |
결국 아반떼 대기자에게 남는 선택은 세 갈래다. 그냥 기다리거나, 준중형 SUV 같은 다른 차종으로 방향을 틀거나, 수입 세단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수입 준중형 세단도 국내 선택지가 넓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차종을 바꾸느냐 기다리느냐의 싸움이 된다.
파업과 무관하게 나오는 차라는 점에서 수입차는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는 순간부터 파는 순간까지의 비용을 함께 봐야 한다.
먼저 잔존가치다. 국산차는 대체로 3년에 30% 안팎 감가되는 데 비해, 수입차는 초기 3년 감가폭이 40~60%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3년 뒤 되팔 때 손에 쥐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유지비도 보험료와 정비, 부품·공임을 합치면 국산 대비 1.5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벌어진다.
AS 접근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현대·기아는 정비망이 전국에 촘촘해 어디서든 손보기 쉽지만, 수입 브랜드는 서비스센터가 상대적으로 적고 부품 조달에 시간이 걸린다. 대기를 줄이려다 수리 대기를 늘리는 셈이 될 수 있다.
판단은 '얼마나 급한가'와 '얼마나 오래 탈 것인가'로 좁혀진다.
원래 수입차를 저울질하던 사람이라면 이번이 결심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몇 달의 대기를 줄이자고 브랜드를 바꾸는 것이라면, 그 대가로 치를 감가와 유지비가 그 몇 달의 값어치를 넘는지부터 계산해 보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