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렌터카 1위 롯데렌탈의 경영권 지분 61.2%가 미국 사모펀드 TPG에 1조3105억 원에 팔렸다. 기존 장기렌트 계약은 약정 요금이 고정돼 당장 영향이 없고, 무차입 인수라 요금 인상 압력도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사모펀드 특성상 수익성·서비스 정책 변화와 향후 재매각 가능성은 이용자가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국내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의 주인이 바뀐다. 롯데그룹은 8월 11일 미국계 사모펀드 TPG와 경영권 매각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38.1%)와 부산롯데호텔(23.0%)이 가진 지분 61.2% 전량을 주당 5만9천 원, 총 1조3105억 원에 넘기는 거래다. 롯데렌탈은 단기·장기 렌터카에 중고차 판매와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업계 1위 사업자라, 렌트를 이용 중이거나 고민 중인 소비자로서는 '요금과 서비스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Renato Rocca
배경을 알면 이해가 쉽다. 롯데그룹은 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와 사업 재편을 위해 롯데렌탈을 매물로 내놨다. 원래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팔려 했지만, 어피니티가 이미 2위 업체 SK렌터카를 갖고 있어 1·2위가 합쳐지면 경쟁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그래서 거래가 무산됐고, 롯데는 여러 후보와 다시 협의한 끝에 TPG를 최종 인수자로 골랐다. 눈여겨볼 점은 두 가지다. 첫째, TPG는 은행 빚을 내지 않고 인수대금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치르는 무차입 방식으로 사들였다. 둘째, TPG는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여서 모빌리티 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Artful Homes
가장 궁금한 요금부터 보자. 결론적으로 당장 오를 이유는 크지 않다. 이미 장기렌트 계약을 맺은 이용자라면 약정 기간 동안 요금이 계약서에 고정돼 있어 주인이 바뀌어도 그대로다. 새로 맺는 계약의 요금은 소유주보다 차량 가격, 금리, 중고차 시세, 그리고 경쟁 상황에 더 크게 좌우된다. SK렌터카를 비롯한 경쟁사와 캐피털사의 리스 상품이 버티고 있는 시장이라, 새 주인이 마음대로 값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번 인수가 빚을 잔뜩 낀 방식이 아니라 자기자본으로 이뤄진 만큼, 이자 부담을 메우려 요금을 급히 끌어올릴 압력도 상대적으로 작다.

Reinhard Bruckner
그렇다고 아무 변화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모펀드는 통상 수익성을 끌어올려 몇 년 뒤 되파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배당이나 주주 환원이 강화되고 비용 절감이 이뤄지면, 요금 자체보다 상담·정비·차량 교체 주기 같은 서비스 품질에서 체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 반대로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연계가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면 이용 편의가 좋아질 수도 있다. 결국 방향은 새 주인이 '고객'과 '수익' 사이에서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달려 있고, 이는 인수 뒤 실제 운영에서 확인해야 한다.
당장 계약을 앞둔 사람이라면 몇 가지만 챙기면 된다. 지금 조건이 마음에 든다면 서둘러 계약을 확정하되, 계약 기간 요금이 고정되는지와 중도 해지·승계 조건을 문서로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소유주 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미룰 필요는 없지만, 신규 가입이라면 한두 곳 경쟁사 견적과 비교해 보는 습관이 이럴 때 특히 유효하다. 앞으로는 고용·서비스 유지 약속이 지켜지는지, 요금과 멤버십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몇 년 뒤 재매각 움직임이 있는지를 이용자 입장에서 천천히 지켜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