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냈다고 바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며, 운전자 대부분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다. 기소 여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구속 여부는 형사소송법상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가르는 별개의 문제다. 음주·뺑소니·사망 같은 사안이 아니라면 사고 직후의 구호와 신고, 조사 협조가 불구속의 방향을 만든다.

사고를 냈다고 곧바로 수갑을 차는 건 아니다. 교통사고 가해자 대부분은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결과에 따라 벌금이나 재판으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이 '처벌받는다'와 '구속된다'를 같은 말로 쓰지만, 우리 법에서 이 둘은 다른 기준으로 갈린다.
기소, 즉 재판에 넘겨 처벌할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정한다. 반면 수사·재판을 받는 동안 몸을 가두는 구속은 형사소송법이 따로 정한다. 그래서 '기소는 되지만 불구속'인 경우가 흔하고, 드물게 '구속 수사'가 되는 경우가 따로 있다. 두 축을 나눠서 봐야 내 상황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JAI
먼저 기소 여부다. 핵심은 자동차종합보험 가입과 피해자와의 합의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는 종합보험(또는 공제)에 가입된 차량 운전자는 원칙적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다. 일반적인 과실 사고라면 보험만으로도 이른바 '공소권 없음'이 된다. 보험이 없더라도 제3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면할 수 있다. 이 처벌불원 의사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낼 수 있다.
| 상황 | 기소 여부 |
|---|---|
| 일반과실 + 종합보험 | 공소권 없음(합의 불요) |
| 일반과실 + 보험 없음 + 합의 | 공소권 없음 |
| 12대 중과실·사망·뺑소니 | 보험·합의와 무관하게 기소 |
예외가 중요하다. 이른바 12대 중과실, 피해자 사망, 뺑소니(도주)에 해당하면 보험과 합의가 있어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12대 중과실에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20km/h 초과,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무면허, 음주운전 등이 들어간다. 중상해 사고는 종합보험 특례는 배제되지만, 합의(처벌불원)가 되면 공소를 면할 여지가 남는다.
구속은 다른 질문이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구속 사유를 세 가지로 정한다.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다. 이 조항은 제201조를 통해 수사 단계의 피의자 구속에도 적용된다. 법원은 여기에 더해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도 함께 본다.
뒤집어 말하면, 집과 직장이 분명하고 도망할 이유가 없으며 증거를 없앨 상황도 아니라면 구속 사유 자체가 약하다. 교통사고 운전자 상당수가 불구속으로 수사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도 혐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 세 가지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속으로 기우는 쪽은 어디인가. 사고 뒤 현장을 벗어난 뺑소니는 도주 우려가 곧바로 드러난다. 음주운전 사망·중상 사고처럼 사안이 중대하면 도주와 재범 우려가 함께 고려된다. 피해가 크고 합의조차 되지 않아 가해자가 책임을 회피하려 든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전치 몇 주 이상이면 구속'이라는 식의 고정된 공식이 돌아다니는데, 이는 공식 기준이 아니다. 구속은 사안마다 판사가 판단한다. 정확한 최신 조문과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나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두 보험을 구분하면 오해가 줄어든다. 자동차종합보험은 피해자 배상을 맡고, 교특법상 공소를 제한하는 근거가 된다. 반면 운전자보험은 형사합의금과 변호사 선임비, 벌금 등을 보장하는 별도 상품이다.
운전자보험에 들었다고 처벌이나 구속이 면제되는 건 아니다. 다만 합의금을 빠르게 마련할 수 있게 해 준다. 신속한 합의는 반의사불벌 사건에서 공소를 면하게 하고, 12대 중과실처럼 기소를 피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도 형량과 구속 여부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보험은 면죄부가 아니라 대응의 수단에 가깝다.
구속 여부가 도주·회피 정황에서 갈린다는 점을 떠올리면, 사고 직후 할 일은 분명해진다.
정리하면 음주나 뺑소니, 사망 같은 중대 사안이 아니라면 구속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고 직후의 행동이 그 방향을 크게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