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프로모션에서 현금성 할인과 저리·무이자 할부는 대개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있고, 할인을 받으면 시중 금리로 이자를 더 낸다. 표시 할인액이 커 보여도 할부 이자가 그보다 크면 총 지불액은 오히려 늘어난다. 계약 전에 순수 할인액과 그 조건에서 낼 총이자, 두 숫자를 뽑아 총 지불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딜러가 내미는 "OO만원 할인"만 보고 계약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신차 프로모션에서 현금성 할인과 저리·무이자 할부는 대개 함께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getcha의 신차 할인 조건 정리에 따르면 현금 할인 프로모션을 선택하면 금리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조가 많다. 제조사 프로모션과 딜러 할인, 카드 혜택은 겹쳐 쓸 수 있지만, '할인'과 '싼 이자'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관계인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진짜 비교 대상은 할인액 자체가 아니다. 할인을 받고 시중 금리로 빌렸을 때 내는 총 지불액과, 할인을 포기하고 무이자나 저리로 빌렸을 때 내는 총 지불액. 이 둘을 나란히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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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원짜리 차를 36개월 할부로 산다고 가정하고, 선수금 없이 단순화해 계산하면 방법에 따라 총 지불액이 달라진다.
| 방법 | 조건 | 총 지불액 | 총 이자 |
|---|---|---|---|
| A | 150만원 할인 + 시중 6.0% | 약 4,216만원 | 약 366만원 |
| B | 할인 없이 무이자(0%) | 4,000만원 | 0원 |
| C | 할인 없이 저리 2.9% | 약 4,181만원 | 약 181만원 |
숫자를 보면 순위가 뒤집힌다. 150만원을 깎아준 A안이 무이자인 B안보다 약 216만원을 더 낸다. 할인 150만원이 이자 366만원에 묻혀버린 셈이다. 저리 2.9%인 C안과 비교해도 A안이 약 35만원 더 비싸다. 표시 할인액이 가장 큰 조건이 총 지불액에서는 꼴찌가 된 것이다.
물론 이 예시는 무이자 36개월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가정한 것이다. 실제 무이자 할부는 12~24개월로 짧거나 특정 모델에만 붙는 경우가 많아, 자기 견적서의 실제 금리와 개월 수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판단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할인을 받는 대신 시중 금리로 빌려 내야 할 총이자가 할인액보다 크면, 그 할인은 이미 이자로 되돌아간 것이다. 반대로 낼 이자가 할인액보다 작다면 할인을 받는 쪽이 이득이다.
금리 1%포인트의 무게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3,000만원을 36개월 할부로 이용할 때 금리가 1%포인트 높으면 총납입금이 약 50만원 늘어난다. 직접 계산해도 6.0%와 7.0%의 차이는 약 49만원으로 비슷하다. 할인 몇십만원을 더 받으려다 금리가 1%포인트 높아지면, 그 할인은 이자로 상쇄되기 쉽다.
기간이 길어지면 금리의 영향은 더 커진다. getcha 자료 기준으로 4,000만원을 60개월 할부로 빌리면 금리 7.0%일 때 총이자가 약 750만원, 5.5%일 때 약 580만원으로, 1.5%포인트 차이가 170만원 차이를 만든다. 개월 수가 길수록 같은 금리 차이가 더 큰 금액으로 벌어진다는 뜻이다.
여기서 편집자 판단을 하나 붙이자면, 할부 기간이 48개월 이상으로 길고 할인폭이 100만원대라면 할인보다 낮은 금리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12~24개월 단기 할부라면 이자 총액 자체가 작아 할인의 힘이 살아남는다.
한 가지 더. 금리만 볼 게 아니라 잔존가치 보장 같은 조건도 총 비용에 영향을 준다. 머니투데이는 현대캐피탈 K밸류처럼 중고차 값을 최고 70%까지 보장하는 상품에서, 금리 1%포인트로 아끼는 이자보다 나중에 팔 때 얻는 이득이 더 클 수 있다고 전한다.
지금까지의 계산은 어디까지나 할부로 살 때의 이야기다. 여유가 있어 현금으로 완납한다면 이자가 없으니 현금 할인은 그대로 순이득이 된다. 이 경우엔 할인액이 클수록 좋다. 할인과 금리를 저울질하는 고민은 '빌려서 살 때만' 성립한다.
견적서를 받으면 두 숫자를 먼저 뽑아보자. 하나는 카드·딜러 혜택을 뺀 순수 할인액, 다른 하나는 그 조건의 금리로 개월 수만큼 빌렸을 때 실제로 내는 총이자다. 이 둘을 비교해 이자가 할인보다 크면 무이자·저리 조건을, 할인이 이자보다 크면 할인 조건을 고르면 된다. 표시 할인액 한 줄이 아니라 총 지불액으로 견적을 읽는 습관이, 같은 차를 몇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싸게 사는 차이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