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내 자동차 생산이 휴가·파업으로 35.8% 급감한 와중에도 친환경차 내수 판매 비중은 62.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전기차는 27.6% 늘었다. 생산 부진은 일시적 공급 요인이고 친환경차 수요는 상반기부터 내연기관을 앞지르며 구조적으로 자리 잡아, 완성차 업체의 신차 라인업도 그쪽으로 재편되고 있다. 갈아타기 전에는 충전 환경, 주행 패턴, 보조금 시점, 하이브리드라는 중간 선택지를 따져 내 조건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8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만6천여 대로 1년 전보다 35.8% 줄었다. 수출은 29.8%, 내수도 20.8% 함께 빠졌다. 감소는 특정 업체에 몰렸다. 현대차 생산이 54.8% 줄며 낙폭이 가장 컸고, 기아는 19.6% 감소했다. 산업통상부는 여름휴가가 8월 초에 몰려 조업일수가 줄었고 일부 업체의 파업까지 겹친 결과로 봤다. 공장이 덜 돌아가서 생긴 감소이지, 차가 안 팔려서 생긴 감소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같은 달 친환경차의 내수 판매 비중은 62.6%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전체 판매가 쪼그라든 와중에 친환경차의 몫만 더 커진 것이다.

César Baciero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6만8천여 대로 2.3%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안을 들여다보면 방향이 갈린다. 전기차는 3만1천여 대로 27.6% 늘었고, 하이브리드는 3만6천여 대로 17.6% 줄었다. 하이브리드 감소는 국내 생산 차질과 시기가 겹친 만큼, 수요가 식었다기보다 만들어 내지 못한 영향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흐름 자체는 뚜렷하다. 친환경차 비중은 여름 들어 매달 최고치를 새로 쓰며 8월 62.6%에 이르렀고, 상반기에는 57.8%로 사상 처음 내연기관차를 앞질렀다. 한 달치 착시가 아니라 방향이 굳어지는 국면이다.
수요가 친환경차로 쏠린다는 건 완성차 업체가 라인업과 판매 전략을 그쪽으로 옮긴다는 뜻이다. 이미 국내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고, 일부 브랜드는 60% 안팎에 이른다. 신차 출시와 물량 배정이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으로 기우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에게는 양날의 신호다. 선택지가 넓어지고 신형이 자주 나온다는 건 반갑지만, 모델 교체 주기가 빨라지면 지금 사는 차의 중고 가치가 예상보다 빨리 흔들릴 수 있다.
숫자가 오른다고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전환을 고민한다면 다음을 먼저 따져 보자.
정리하면 기준은 이렇다. 집·직장 충전이 되고 주행이 시내 위주라면 전기차 전환의 실익이 크고, 충전이 불확실하고 장거리가 잦다면 하이브리드로 한 단계 걸치는 편이 무난하다. 비중이 역대 최고라는 통계는 시장의 방향일 뿐, 결정의 기준은 결국 내 운전 습관과 충전 여건이다. 흐름에 떠밀려 갈아타기보다, 내 조건에서 실익이 나오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후회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