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의 미국 오하이오 시설에서 메모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회사는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AI 서버 수요로 메모리값이 급등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원가도 오르고 있으나, 미국 생산이 성사돼도 실제 가격 안정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신차 구매 시점은 미국 생산 뉴스보다 메모리 사이클과 차량 사양에 맞춰 판단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로이터는 2026년 9월 16일 SK하이닉스가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계획한 반도체 시설의 일부를 임차해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텔 및 주요 클라우드 고객사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4% 넘게 올랐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성명에서 현 단계에서 결정된 구체적 사안이 없으며 어떤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텔도 해당 보도를 추측이라 부르며 논평을 거부했다. 즉 지금은 여러 선택지를 열어둔 검토 단계다. 신차값과 연결 짓기 전에 이 온도차를 먼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참고로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는 시설은 성격이 다르다. 약 40억달러를 투자한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 거점으로, 양산 목표 시점이 2029년 하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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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모리 가격 강세의 원인은 자동차가 아니라 AI다. 시장에서는 2026년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55~60% 오르고, 서버용 D램은 60% 이상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낸드도 30%대 상승이 점쳐졌다.
배경은 공급의 쏠림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 수익성이 높은 AI 전용 메모리에 선단 공정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범용 D램의 여력이 줄어 PC,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용 메모리까지 공급이 빠듯해졌다.
차량용 메모리 부담은 차종에 따라 갈린다. 업계에서는 올해 차량용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1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부담이 모든 신차에 똑같이 실리지는 않는다.
메모리를 많이 쓰는 고사양 차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일수록 원가 압박이 크다. 인포테인먼트와 주행 보조 기능이 늘면서 차량 사양이 PC급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테슬라의 자율주행 하드웨어에는 약 40GB급 고성능 메모리가 들어가고, 이 부품값만 약 160달러, 우리 돈 23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반면 메모리 요구가 적은 중저가 차량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결국 지금 눈여겨보던 차가 첨단 주행 보조나 대화면 인포테인먼트를 앞세운 모델이라면 원가 상승분이 출고가에 반영될 여지가 있고, 기본형에 가깝다면 체감은 덜하다.
생산 다변화가 가격을 낮추려면 그 공장이 실제로 물량을 쏟아내야 한다. 그런데 반도체 생산 거점은 계획에서 양산까지 통상 수년이 걸린다.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후공정 공장조차 양산 목표가 2029년일 정도다. 미국 메모리 전공정은 아직 협상조차 확정되지 않았으니, 설령 성사되더라도 완공과 가동에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검토 소식을 근거로 신차 가격이 곧 안정될 것이라 기대하긴 이르다. 단기 가격은 미국 공장보다 AI 메모리 수요가 언제 진정되는지, 즉 메모리 업사이클의 정점이 지나는 시점에 더 좌우된다.
판단은 사려는 차의 성격에 달렸다. 첨단 사양 위주의 신차이고 연식 변경이나 가격 인상 공지가 임박했다면, 인상 전 계약이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모델을 고집하지 않고 기본형으로도 충분하다면 메모리값 부담이 작아 서둘러 계약할 이유는 적다.
분명한 것은, 미국 생산 뉴스 한 건을 신차값 하락 신호로 읽는 것은 성급하다는 점이다. 검토가 계약으로, 계약이 공장 가동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며 메모리 가격 흐름을 함께 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