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차는 정찰제라 차값 자체는 딜러가 부풀릴 수 없고, 총액이 벌어지는 곳은 공채와 부대비, 용품, 그리고 부풀린 정가에 얹은 할인율이다. 제조사 공식 견적과 정부 계산 사이트로 순수 차값과 세금을 미리 확인하면 어느 항목이 부풀려졌는지 대조할 수 있다. 협상 자리에서는 할인율이 아니라 항목별 실제 금액을 하나씩 물어야 한다.

딜러가 부른 가격이 부풀려졌는지 보려면, 먼저 어디는 손댈 수 없고 어디는 손댈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국산 신차는 정찰제다. 제조사가 트림별 기본 가격을 정해두기 때문에 딜러가 차값 자체를 임의로 올리거나 내릴 수 없다. 같은 트림, 같은 옵션이라면 순수 차량 가격은 어느 대리점에서 견적을 받아도 같아야 한다.
그래서 '할인 많이 해준다'는 말에 먼저 반응할 게 아니다. 총액이 벌어지는 진짜 지점은 차값이 아니라 세금 외 부대비용, 옵션과 용품, 그리고 부풀린 기준가에 얹은 할인율이다. 정찰제라는 사실을 뒤집어 말하면, 순수 차값과 세금이 견적서마다 다르게 적혀 있다면 그 자체가 이상 신호라는 뜻이다.

Kindel Media
견적서는 크게 차량 기본가, 선택 옵션, 세금·제비용으로 나뉜다. 이 중 고정된 부분과 딜러 재량이 섞인 부분을 구분해 보면 어디를 확인해야 하는지 드러난다.
| 항목 | 성격 | 확인 포인트 |
|---|---|---|
| 차량 기본가·개별소비세·부가세·취득세 | 고정 | 제조사 견적·정부 계산과 같은지 |
| 공채매입비 | 변동 | 완납가인지, 할인매입 실부담인지 |
| 탁송료·등록대행·용품 | 변동 | 부풀린 정가에 '할인'을 얹었는지 |
대표적인 게 공채다. 차를 등록할 때 지역 조례에 따라 지역개발채권이나 도시철도채권을 의무로 사야 하는데, 대부분 곧바로 할인된 값에 되팔 수 있어 실제 부담은 매입액의 5~10% 수준이다. 그런데 견적서에 채권 완납 금액을 그대로 얹어두고 실제로는 할인매입해 차익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탁송료나 등록대행수수료를 넉넉히 잡아두는 것도 비슷하다.
용품은 더 노골적이다. 블랙박스, 하이패스, 코팅, 썬팅 같은 것을 부풀린 정가에 묶어놓고 '무상' 또는 '큰 할인'으로 제시하면 실제로는 시중가보다 비싸게 산 것일 수 있다. 참고로 취득 단계 세금은 비영업용 승용차 기준 취득세 7%에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가 더해져 대략 차량가액의 8.2% 정도로, 이 계산은 어디서든 같다.
대리점에 가기 전에 두 가지를 미리 확인해두면 딜러의 견적과 바로 대조할 수 있다. 하나는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의 온라인 견적이다. 원하는 트림과 옵션을 넣으면 순수 차값과 옵션가가 나온다. 이게 협상의 기준선이다. 다른 하나는 세금과 등록비용인데, 정부가 운영하는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car365.go.kr)의 신차 등록비용 계산에서 취득세와 공채까지 공식 기준으로 계산해볼 수 있다.
이 두 값을 손에 쥐고 있으면, 딜러 견적에서 차값과 세금이 기준과 같은지, 그리고 나머지 부대비·용품에서 얼마가 더 붙었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겟차 같은 견적 앱으로 여러 딜러의 실구매가를 비교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기준가를 확보했다면, 협상에서는 두루뭉술한 '얼마 깎아주세요' 대신 항목별로 짚어 묻는 편이 낫다.
마지막 질문이 핵심이다. 항목을 아무리 나눠도 결국 비교할 값은 모든 비용을 포함한 최종 실구매가다. 딜러가 부른 첫 견적을 그대로 받기보다, 최소 세 곳 이상에서 같은 기준으로 실구매가를 받아 비교하면 부풀린 항목이 드러난다. 실적 압박이 커지는 월말이나 분기말, 연말에 움직이면 같은 차라도 조건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