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2027년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첫 무대는 개인 승용차가 아니라 광주 등 도시의 실증 서비스다. 개인이 살 수 있는 레벨4 승용차의 판매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지금 사는 차가 곧 구형이 될 위험은 과장돼 있다. 감가를 좌우하는 건 자율주행 유무보다 연식·주행거리와 순정 옵션 구성이므로 용도에 맞춰 구매 시점을 정하면 된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8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 컨퍼런스에서 2027년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레벨4는 정해진 구역 안에서 운전자의 조작 없이 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단계다.
주의할 점은 이 로드맵의 첫 무대가 개인이 사는 승용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토부는 2026년 광주 전역을 실증구역으로 지정하고 연말까지 자율차 약 200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전용 차량은 11월부터 순차 투입되며, 실증에 참여할 기업도 3개 안팎으로 공모해 선정한다.
즉 2027년이라는 숫자는 특정 도시의 서비스 상용화 목표에 가깝다. 개인이 대리점에서 레벨4 승용차를 계약하는 시점을 뜻하지 않는다. 그 시점에 대한 확정된 로드맵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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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자율주행은 레벨3까지다. 현대차는 고속도로에서 손을 떼고 달리는 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HDP) 같은 기술을 준비해 왔다. 다만 국내 규제상 이런 조건부 자율주행의 작동 속도는 시속 60km로 제한돼 있어, 고속도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 제한적이다.
정부가 예고한 규제 완화도 대부분 실증 쪽을 향한다. 안전계획을 갖춘 자율차의 스쿨존 운행 허용, 운전석 없는 무인차의 임시운행허가 패스트트랙 확대 같은 조치가 이번에 발표됐다. 개인 소유차의 레벨3 속도 상한이 언제 풀릴지는 아직 단계적 검토 사안이다.
정리하면 지금 신차를 사도 몇 년 안에 그 차가 '자율주행이 안 되는 구형'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낮다. 개인 승용차의 자율주행은 규제와 함께 천천히 넓어지는 중이다.
여기서 실질적인 질문은 하나다. 자율주행 관련 옵션이 나중에 팔 때 값을 지켜주느냐다.
중고차 시세 자료를 보면 순정으로 통합된 주행보조 옵션은 감가 방어에 도움이 되는 편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이탈 방지, 후측방 경보, 360도 어라운드뷰, 헤드업 디스플레이처럼 안전과 편의를 함께 잡는 순정 사양은 중고 구매자가 선호한다. 엔카 등 플랫폼에서도 이들 옵션을 시세 유지에 중요한 항목으로 꼽는다.
단, 옵션값을 되팔 때 전액 인정받는 건 아니다. 새로 낼 때 수백만 원이 든 사양이라도 중고가에는 일부만 반영된다. 순정 통합형이 애프터마켓 장착보다 유리하다는 점 정도가 기준이다.
전기차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초기 감가가 내연차보다 가파른 편인데, 신차 보조금 때문에 중고차의 가격 이점이 줄어드는 탓이 크다. 2025년 9월 기준 2022년식·주행거리 6만km 사례를 보면 아이오닉5의 잔존가치는 53% 안팎,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는 50% 내외로 집계됐다.
자율주행 유무보다 감가에 훨씬 크게 작용하는 건 결국 연식과 주행거리다. 잔가율표를 기준으로 내연차는 출고 1년이면 대략 80% 초반, 3년이면 절반 수준, 5년이면 3분의 1가량으로 값이 내려간다. 어떤 옵션을 넣든 이 곡선의 형태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 보유 기간 | 남는 가치(대략) |
|---|---|
| 1년 | 82% |
| 3년 | 52% |
| 5년 | 37% |
숫자가 말하는 건 분명하다. 감가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기술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산 차를 오래 타는 것이다. 3년 만에 갈아타면 절반이 날아가지만 그만큼 최신 기술을 빨리 누린다. 반대로 오래 탈수록 자율주행이 뒤처질 위험은 커지지만 감가 부담은 줄어든다.
판단은 용도로 나뉜다.
주행거리가 많고 지금 당장 차가 필요하다면 기다릴 이유는 약하다. 개인 승용차용 레벨4의 판매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히 '완전자율주행 모델'을 기다리는 동안 감당하는 렌트비나 불편이 더 크다. 이 경우엔 순정 주행보조 패키지가 잘 갖춰진 현행 모델을 사서 오래 타는 편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3~5년 안에 되팔 계획이고 재판매 가치를 중시한다면 차종과 옵션을 더 따질 만하다. 전기차라면 초기 감가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보유 기간을 길게 잡는 게 유리하고, 옵션은 순정 통합형 위주로 고르는 게 값을 덜 깎아먹는다.
확실한 건 2027년이라는 로드맵 숫자에 개인 구매 계획을 맞출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그 시점에 개인이 살 수 있는 레벨4 승용차가 나온다는 보장은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