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10년 만의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가며 지난달까지 누적 생산차질이 4만2000대에 이르렀다. 신차 대기가 길어지면 일부 수요가 중고로 옮겨 시세를 밀어올릴 수 있고 2021~2022년 반도체 대란 때 실제 그랬지만, 현 파업의 규모는 그만큼 구조적이지 않아 급등을 단정하긴 이르다. 관심 차종의 실제 시세를 자동차365·엔카에서 확인하고 자신의 대기 여유와 함께 판단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먼저 상황부터 짚자. 현대차 노조는 8월 21일 울산·전주·아산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을 8시간 동안 멈추는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현대차가 하루 전면파업을 벌인 건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임단협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정년을 65세로 늘려달라는 요구다.
7월부터 이어진 부분파업까지 더하면 지난달까지 누적 생산차질은 약 4만2000대, 매출 손실은 1조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가 작지 않다.

Luke Miller
파업이 길어지면 왜 중고차가 거론될까. 경로는 이렇다. 생산이 밀리면 신차 출고가 늦어지고, 기다리다 지친 일부 수요가 지금 바로 탈 수 있는 중고차로 옮겨간다. 수요는 느는데 매물은 그대로라면 시세는 오르는 쪽으로 압력을 받는다.
실제로 최근 신차 출고 대기가 늘어난 차종이 있다. 다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코나 가솔린이 2개월에서 4개월로,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의 대기가 늘어난 데는 파업뿐 아니라 아산공장 라인 합리화 공사 같은 다른 요인도 섞여 있다. 반대로 그랜저·싼타페·아이오닉5처럼 재고로 즉시 출고되는 차종도 있다. "파업 때문에 다 밀린다"고 뭉뚱그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논리가 현실이 된 사례는 있다. 2021~2022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때다. 인기 차종의 신차 대기가 13개월을 넘기자, 원래는 시간이 지나면 값이 떨어지는 게 정상인 중고차 가격이 거꾸로 뛰었다. 갓 출고된 신차가 중고 시장에서 신차보다 비싼 값에 팔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규모가 다르다. 반도체 대란은 완성차 업계 전반이 1년 넘게 차를 못 만드는 초장기·구조적 공급난이었다. 지금의 파업 생산차질은 그만한 수준은 아니고,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 비교적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 파업이 중고 시세를 밀어올릴 방향인 건 맞지만, 반도체 대란급 급등을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
추측보다 실제 숫자를 보는 편이 낫다. 관심 차종의 중고 시세가 정말 움직이고 있는지는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다.
파업은 중고차 값을 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관심 차종의 실제 시세와 자신의 대기 여유를 함께 놓고 보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