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뒤 보험료 할증은 사고를 냈는지가 아니라 내 과실비율 구간과 보험금이 실제로 나갔는지로 갈린다. 과실 0%면 내 보험을 쓰지 않아 할증이 없고, 50% 미만이면 1년에 1건은 할증등급 산정에서 빼주지만 그해 무사고 할인은 유예된다. 통보받은 과실비율이 납득되지 않으면 본인이 아니라 가입한 보험사를 통해 분쟁심의를 청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접촉사고가 났다고 보험료가 무조건 오르는 건 아니다. 할증을 가르는 건 사고를 냈느냐가 아니라, 내 과실비율이 몇 %냐와 내 보험에서 돈이 나갔느냐다. 상대 과실 100%인 완전 무과실이면 내 보험은 손대지 않으니 할증이 없고, 과실이 있어도 50% 미만이면 1건은 할증에서 빼준다.
그래서 접촉사고 뒤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는 수리비가 아니라 과실비율이다. 이 비율이 0%, 50% 미만, 50% 이상 중 어디에 걸리느냐에 따라 앞으로 3년치 보험료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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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비율은 보험사 담당자가 감으로 매기는 숫자가 아니다. 손해보험협회가 펴내는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이라는 공식 기준표가 있고, 이 기준은 금융감독원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의 별표(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근거한다. 법원 판례와 법령, 그동안의 분쟁조정 사례를 반영해 사고 유형별로 정리해 둔 것이다.
산정은 세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사고 유형에 맞는 기본과실을 정하고, 여기에 신호위반·중앙선 침범 같은 중과실이나 도로 상황 같은 수정요소를 더하거나 빼서, 마지막에 최종 과실비율이 나온다.
내 사고가 대략 몇 대 몇인지 궁금하면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과실비율정보포털(나의 과실비율 알아보기)'에서 사고 상황을 골라 기본과실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나온 값은 참고용 기본과실이고, 실제 비율은 수정요소가 반영돼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세 구간이다. 과실 0%면 내 보험에서 나가는 돈이 없어 할증도 없다. 과실이 있어도 50% 미만인 피해자는 최근 1년간 사고 1건을 사고 건수와 할증등급 산정에서 빼준다. 단, 이 경우에도 3년 무사고 할인은 받지 못하는 '할인 유예'가 적용돼, 오르지는 않아도 깎이지도 않는다.
| 내 과실 | 내 보험 사용 | 보험료 영향 |
|---|---|---|
| 0% (완전 무과실) | 안 씀 | 할증 없음, 자기부담금 없음 |
| 50% 미만 | 씀 | 1년 1건은 할증 유예(할인은 유예) |
| 50% 이상 | 씀 | 통상 할증 |
할증이 붙는다면 폭은 사고 규모에 좌우된다. 물적사고는 계약할 때 정한 할증기준금액(보통 50·100·150·200만원 중 선택)을 넘느냐가 갈림길이다. 이 금액을 초과하면 사고점수 1점이 붙어 등급이 한 칸 오르고, 이하면 0.5점이다. 업계 통상 기준으로 등급이 한 칸 오르면 보험료는 약 7% 오르고, 이 할증 상태는 대략 3년간 이어진다. 다만 구체적인 점수와 요율은 보험사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금액은 가입한 회사에 확인해야 한다.
통보받은 과실비율이 납득되지 않을 때 밟는 절차가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다.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며, 보험업법 제125조에 따른 보험사 간 상호협정을 근거로 한다.
여기서 걸리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이 심의는 소비자가 직접 신청할 수 없다. 협정 당사자가 보험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할 일은 가입한 보험사 보상 담당자에게 "분쟁심의를 청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고, 신청과 진행은 보험사가, 비용도 보험사가 부담한다.
대상에도 조건이 있다. 사고 양쪽이 모두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해 있어야 하고, 청구금액이 일정액(대체로 5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같은 보험사끼리 난 사고나 소액 사고는 심의 대상에서 빠져 소송으로만 다툴 수 있다. 심의는 대표협의회를 거쳐 이의가 있으면 소심의위원회, 재심의위원회로 올라가고 변호사가 판단한다. 결과에 불복하면 소송을 낼 수 있지만, 정해진 기한 안에 재심의나 소송을 하지 않으면 심의 결정이 그대로 확정된다.
과실비율은 사고 직후 확보한 증거로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다음을 챙겨 두면 나중에 이의를 걸 때 근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