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상용 EV 스타트업 오일러 모터스가 2026년 3월 약 4,700만 달러를 조달하는 등 최근 전기차 자본이 승용차가 아니라 전기 삼륜차로 몰리고 있다. 삼륜차는 총소유비용이 이미 내연차보다 싸고 상업 운행에서 회수기간이 짧아, 2025년 신차 침투율이 31.8%로 승용차(4.3%)의 일곱 배를 넘었다. 아직은 인도·남아시아에 집중된 흐름이지만, 전기화가 승용차보다 상용·근거리 차량에서 먼저 돈이 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전기차 투자 얘기가 나오면 보통 승용 신차를 떠올리지만, 최근 상용 전기차 회사로 몰린 자금은 대부분 바퀴가 셋 달린 차를 만드는 곳으로 흘러갔다. 인도 상용 EV 스타트업 오일러 모터스(Euler Motors)는 2026년 3월 라이트록(Lightrock)이 주도하고 히어로 모토코프가 참여한 시리즈E에서 약 4,700만 달러(약 437억 5,000만 루피)를 조달했다. 이 회사의 도로 위 차량 1만 5,000여 대 가운데 1만 대 이상이 전기 삼륜차다.
한 곳만의 얘기가 아니다. 또 다른 삼륜차 업체 3ev 인더스트리스는 2025년 11월 마하나가르 가스가 이끄는 라운드에서 1,340만 달러를 받았고, 마힌드라의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부문은 앞서 국제금융공사(IFC)의 투자로 EV 유니콘에 오른 뒤 2026 회계연도에 전기 삼륜차 누적 판매 10만 대를 넘겼다. 전기 상용차 제조사로는 인도에서 처음이다. 자금과 판매가 동시에 삼륜차 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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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회수기간이다. 삼륜차를 사는 쪽은 개인 소비자가 아니라 배송·운송 사업자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브랜드나 승차감이 아니라 km당 운행비다. 인도 에너지·환경·수자원 위원회(CEEW) 분석을 보면 전기 삼륜차의 총소유비용(TCO)은 2024년 기준 km당 약 1.28루피로, CNG(2.35루피)나 디젤보다 이미 싸다. 하루 100km 넘게 굴리는 상업 운행에서는 이 차이가 곧 이익으로 쌓인다.
숫자로 드러나는 침투율 격차가 이 판단을 뒷받침한다. 인도 EV리포터의 2025년 연간 집계에 따르면 승객용 전기 삼륜차(L5M)의 신차 침투율은 2024년 20.8%에서 2025년 31.8%로 뛰었고, 12월에는 팔린 승객 삼륜차의 약 39%가 전기차였다. 반면 전기 승용차(e-4W) 침투율은 같은 기간 2.5%에서 4.3%로 오르는 데 그쳤다.
| 구분 | 2024년 | 2025년 |
|---|---|---|
| 승객용 삼륜차(L5M) | 20.8% | 31.8% |
| 화물 삼륜차(L5N) | 24.2% | 21.6% |
| 승용차(e-4W) | 2.5% | 4.3% |
같은 나라, 같은 해에 삼륜차 전기화율은 승용차의 일곱 배를 넘는다. 자본이 삼륜차로 향하는 이유를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그림이다.
같은 전기차라도 승용차와 삼륜차는 넘어야 할 벽이 다르다. 승용 전기차는 긴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차량 가격, 그리고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한다. 침투율이 4%대에 머무는 건 이 벽들이 아직 다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륜차는 이 벽 대부분을 우회한다. 하루 운행 반경이 짧고 정해진 노선을 돈다. 그래서 배터리가 작아도 되고, 차량 가격과 충전 부담이 함께 낮아진다. 구매자가 수익을 계산하는 사업자라 배터리 구독이나 리스 같은 금융 상품도 붙이기 쉽다. 승용차 시장이 '언젠가 바뀔' 대상이라면, 상용 삼륜차 시장은 이미 계산이 끝난 대상에 가깝다. 투자자 입장에서 회수 시나리오가 더 또렷한 쪽이 어디인지는 분명하다.
이 이야기가 아직은 인도와 남아시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인도 전기 삼륜차 시장이 2024년 약 11억 6,000만 달러에서 2034년 4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3% 넘게 커질 것으로 본다. 한국처럼 삼륜 상용차 기반이 얕은 시장에 그대로 옮겨오긴 어렵다.
그래도 방향을 읽을 수는 있다. 전기차 대중화가 승용차부터가 아니라 운행량이 많고 경제성 계산이 빠른 상용·근거리 차량부터 진행된다는 신호다. 인도의 2025년 전체 EV 236만 대 판매에서 이륜·삼륜차가 큰 몫을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차 시장을 볼 때 '어떤 승용 전기차가 잘 팔리나'만큼이나 '어떤 상업 용도에서 먼저 전기화가 돈이 되나'를 함께 보면, 다음 흐름이 어디서 시작될지 조금 더 일찍 보인다.